연말연시 성수기에 "날벼락 맞았다" 반응 나와
예약 취소 기준 애매…호텔마다 대응도 다 달라
갑작스런 발표에 당혹감…'행정명령 발표 전 소통했어야'
정부가 24일 0시부터 전국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 이용을 객실의 50% 이내로 제한한 것에 대해 호텔 업계에선 "날벼락을 맞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숙객이 줄어 실적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말·연초 성수기까지 놓치게 생겼다는 것이다. 예약률 50%를 넘긴 호텔들은 "당장 어떤 기준으로 예약을 취소해야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초 성수기 예약률이 50%를 넘는 호텔들은 일단 초과분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시그니엘 서울 등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호텔은 예약 신청을 가장 나중에 한 고객부터 예약을 취소하거나 날짜를 연기하기로 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취소 전화를 돌리고 있는데 다행히 다들 이해해주는 분위기"라며 "하루 전까지는 수수료 없이 예약을 변경해주고 있다"고 했다.
고객들이 먼저 취소하기를 기다리는 곳도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등을 제외하면 50% 이상 예약된 날이 많지 않고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며) 자연 취소 물량도 예상된다"며 "객실 예약 50% 이하 유지 방침에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신규 확진자 1000명이 넘어갈 때부터 예약 취소를 문의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이번 정부 발표로 취소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예약자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 투숙 여부를 재확인하고 있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전국 호텔과 리조트를 전수 조사해 예약률 50% 이상인 곳을 추려 정부 지침에 따른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며 "예약자가 취소나 날짜 변경을 결정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골라내서 취소시키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며 "현 상황을 잘 안내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뉴스를 보고 정부 발표를 알았다"며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약을 받았는데, 알았다면 예약을 안 받고 객실 이용을 제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행정명령을 발표하기 전 관련 업계와 소통했으면 혼선이 줄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말엔 호텔 패키지 상품을 다양한 구성으로 판매하는데, 올해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소규모 비대면 패키지를 준비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자조적인 반응도 나왔다.
스키장 리조트는 더욱 침울하다. 스키장 리조트도 숙박은 50%까지 가능하지만, 스키장이 집합 금지 시설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한 스키장 리조트 관계자는 "스키장 리조트를 숙박만 하려고 오는 고객은 없을 것"이라면서 "겨울철 성수기 매출이 한 해 실적을 좌우하는데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