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1 송호근 회장 "절삭공구 세계 1위 도전…유럽·미국 어수선할 때 공략"

조선비즈
  • 최락선 기자
    입력 2020.12.18 11:20

    송호근 회장은 지난 15일 송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요한 일일수록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꿈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박상훈 기자
    "이제는 전체 절삭공구 세계 1위를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와이지-원(019210)(YG-1)은 엔드밀(자동차, 항공기, 금형이나 기계부품을 깎는 공구) 분야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이다. 구멍을 뚫는 드릴 분야와 구멍에 나사를 끼울 모양을 만드는 탭 분야는 세계 3위다. 연간 8만~ 10만 종류의 제품을 생산한다.

    송호근 회장(사진)은 "엔드밀 분야 1등 되는 것이 올림픽 금메달보다 쉬울 거라고 마음먹고 열심히 했더니 1등이 됐다"며 "목표는 끊임없이 새롭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송 회장은 1977년 말표 고무신으로 유명했던 태화의 자회사 태화기계에 입사하면서 절삭공구와 인연을 맺었다. 4년 후인 1981년 송 회장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를 판 돈 2300만원을 밑천으로 (주)양지원을 세웠다. 1997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1999년 사명을 현재의 YG-1(와이지원)으로 바꿨다.

    지금은 19개국 29개 지사와 해외 공장, 국내 공장 5곳, 연구소 2곳 등에서 1500여명이 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동종업을 하던 삼미금속, 한때 몸담았던 태화기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투자금은 많이 드는데, 매출이 그만큼 받쳐주지 않으니 기업들이 주저한 까닭이다.

    송 회장은 "절삭공구는 장치산업처럼 매출이 급격하게 늘지 않고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분야"라며 "와이지-원은 자산 규모 8000억원, 감가상각 금액이 연 350억원에 이를 정도로 투자가 많이 필요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도 사옥 전경. 2~3층은 ‘1981 비전홀’, 5~10층은 사무공간이다. 4층을 꾸민 엑스파워(X-POWER) 라운지는 1998년 출시한 엔드밀 제품에서 이름을 따왔다. 절삭유 없이도 고속가공이 가능한 제품으로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킨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와이지-원 제공
    ◇송도 신사옥, ‘세계 1위 비전’ 전진기지로

    와이지-원은 ‘절삭공구 세계 1위’ 비전에 따라 최근 본사를 송도국제신도시로 옮겼다. 연면적 2만㎡에 지상 10층과 5층 두 개 동으로 이뤄진 신사옥에는 R&D 연구소, 기술교육원 등이 입주했다. 스마트 오피스 개념을 도입한 자율좌석제와 아이디어팩토리(창의역량실), 라운지를 운영한다. 제품의 설계부터 제조, 시연까지 전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송 회장은 직원 행복과 고객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신사옥에서 창의적이고 수평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직원들의 행복감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고객 감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고객을 국내로 많이 초청하는데, 코로나가 끝난 후 본사와 연구소 방문으로 신뢰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해 매출 4300억원 중 80%가 해외에서 나왔다. 해외 고객 관리와 마케팅이 그만큼 중요하다. 송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만해도 쉐라톤 호텔방을 2500개 쓸 정도로 고객 방문이 많았다"며 "신규 고객을 발굴하려고 연 100회 이상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단순히 공구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절삭공구 종합 솔루션 그룹’(Total Tooling Solution Provider)으로 도약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자동차 회사가 고객이라면, 엔진 설계 도면을 제출받아 최적화된 커팅툴(cutting tool), 툴의 회전 속도, 가공 속도 등 최적의 공정 솔루션과 툴을 공급하는 것이다. 송 회장은 "대형 제조사에 많은 제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몸통과 칼날이 하나로 이뤄진 밀링 공구(위), 칼날 교체형인 인덱서블 인서트(아래)./와이지-원 제공
    ◇코로나 장기화, 내실과 사업점검 ‘숨 고르기’

    코로나 사태 초기보다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가동률이 높아졌지만 와이지-원도 영향을 받았다. 송 회장 업무 방식부터 변화가 생겼다. 월 4회 정도 가던 출장을 중단했다. 그는 "화상 컨퍼런스가 활성화하니까 오히려 출장 때보다 더 많은 컨택이 있었다"며 "국내 공장이나 회사를 점검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과의 소통도 늘렸다. 송 회장은 "8개월 동안 현장 직원 8명씩 매일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간담회했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나를 믿고 따라오라’라는 메시지를 건넸다"고 말했다.

    3년 전 1500억원을 투자한 충주 공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인덱서블 인서트 타입(교체형) 절삭공구를 만드는 곳이다. 송 회장은 "미국, 이스라엘, 스웨덴 기업이 60%를 차지하는 시장에 과감하게 진출했다"며 "올해 50% 이상 성장했다. 2025년까지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투자도 있었다. 인천시 계양구 서운산단에 2만㎡ 부지에 스마트 팩토리를 짓고 있다. 수만가지 제품을 만들면서도 로봇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송 회장은 "유럽이나 미국이 어수선할 때 치고 올라가야 한다"며 "올해 성적표가 좋은 건 아니지만 내년에는 이익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 IMF 사태, 2009년 금융위기 때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위기가 닥쳐도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시장 전망에 대해선 "앞으로 5년 내에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이 70%를 차지할 것"이라며 "인도 법인을 제2의 본사로 준비하고, 중국도 투자를 확대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