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를까 걱정했는데… 올해 부동산PF 단비는 '보험사'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20.12.17 16:00

    #1. S종합건설은 강남구 신사동에 주상복합건물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보험사로부터 조달했다. 당초 계획은 거래가 있었던 시중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었지만, 막상 알아보니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쪽은 보험사였기 때문이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보험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아쉬운 소리를 가장 덜할 수 있었던 데다 경제적으로도 조건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정부 규제로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빈 자리를 보험사들이 채우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건설사가 사업을 시행할 때 땅이나 지어질 건물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융통하는 것이다.

    조선DB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 3곳의 PF 대출잔액은 29조631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PF대출잔액(25조7370억원)보다 15% 가량 늘어난 수치다.

    3곳 모두 잔액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 PF 잔액은 13조9081억원이었는데 올 9월에 16조364억원으로 15.3% 늘었다. 한화생명의 올 9월 말 기준 PF잔액은 6조5733억원으로 작년 말(5조4824억원)보다 19% 늘었다. 교보생명도 6조3464억원에서 6조9947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생명보험사 뿐 아니라 전체 보험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잔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잔액은 33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5억8000만원)으로 1.6% 늘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9월 기준으로도 부동산 PF 잔액은 늘어났을 것"이라면서 "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체투자에서 수익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보험사의 적극적인 구애가 반갑기만 하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가 규제를 예고한 터라 자금 조달에 공백을 우려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7월부터 자기자본 이상으로는 채무보증을 할 수 없도록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나와 올해는 부동산PF를 늘리기보다는 위험관리를 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에서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5.8%에서 올해 12.3%로 감소했다. 증권사의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은 기업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어음 약정 매입 등에서 나오는데 이 중 대부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 말 증권사 PF 규제가 예고되면서 은행이나 증권사가 모두 PF에 소극적이었는데, 보험에서 은행권과 비슷한 수수료율로 자금을 제공한다고 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 큰 지장은 없었다"면서 "올해 보험사들의 역할이 단비였던 셈"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보험사의 부동산 PF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체율 관리만 된다면 다른 규제는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의 부동산 PF에 대한 규제도 따로 없어 보험사들의 부동산 PF 투자는 더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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