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미국 애니메이션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크런치롤(Crunchyroll)'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트리밍 사업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소니는 크런치롤의 모회사인 미국 AT&T로부터 지분 전량을 11억7500만 달러(약 1조2760억원)에 매입해 이를 완전자회사로 만들 예정이다. 크런치롤은 2006년 창업한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로, 세계 200여국에서 회원 약 9300만명을 보유 중이다.

소니는 이미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전문 배급사인 애니플렉스(Aniplex)를 소유하고 있어 자사 콘텐츠를 넷플릭스 등 외부 OTT서비스에 공급하고 있다. 애니플렉스는 최근 일본에서 2700억엔(약 2조8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진 ‘귀멸의 칼날'을 비롯해 ‘강철의 연금술사', ‘은혼' 등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소니가 자사 콘텐츠를 유통할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는 지난 2017년 북미권 애니메이션 배급사 퍼니메이션(Funimation)을 인수해 미국에서 이미 100만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다.

소니가 미국 애니메이션 OTT서비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소니는 최근 계속해서 기기 판매에서 과금형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자 노력 중이다. 소니의 게임 구독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는 올해 3월 기준 41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개시한 스트리밍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뷰(Vue)’는 넷플릭스·애플TV플러스 등과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올해 1월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닛케이 등 현지 언론들은 소니의 크런치롤 인수가 자사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함과 동시에 게임·영화·음악·애니메이션 전반에 걸쳐 있는 소니의 콘텐츠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안착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의 일부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