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본회의장 앞 與 독주 항의 농성
지나가는 정청래에 野 "웃음이 나오나"
野"독재" 외침에 귀 긁은 박주민
野 "독재로 흥한자, 독재로 망한다"
여야 의원에 목례·주먹악수에
野 "이 와중에 악수 나누다니"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삭제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된 9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였다.
주호영·권은희 등 양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오후 1시 30분부터 본청 로텐더홀에서 '친문무죄 반문유죄 공수처법 아웃(OUT)', '국회파괴 입법농단 민주당을 규탄한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당초 이날 본회의는 오후 2시로 개의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요청하면서 개의 시간이 오후 3시로 순연됐다. 이들은 '공수처장 코드 맞추기 공수처법 반대', '친문 게슈타포 공수처법 아웃(OUT)'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독재로 흥한자, 독재로 망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본회의 1시간 연기 소식이 들리자, 중진의원들이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민주당이 검찰 출신을 배제하고 사람을 물색하고 있다"며 "공수처도 수사기관인데 검찰 출신 인사는 특별히 배제한다는 게 뻔하지 않느냐. 이러니 공수처법 강행처리 의도가 그 순수성을 의심 받는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우리가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문재인 정부 (고위직) 검사 출신 2명을 공수처장 후보로 제안까지 했는데, 민주당은 그것마저 거부했다"며 "이는 제2의 추미애를 공수처장에 임명해 자신들의 권력비리를 은폐하고 옹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본회의 개의를 10분여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들을 향해 "부끄러운줄 알라", "쪽 팔린줄 알라"라고 했다. "이게 민주당이냐, 민주란 단어로 평생 꿀을 빨아먹고"라는 소리도 들렸다. 이는 전날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평생 독재의 꿀을 빨더니 이제와서, 상대 정당을 독재로 몰아가는 이런 행태야말로 정말 독선적인 행태"라고 한 것을 비꼰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등장하자 "정권타도"라고 소리쳤다. 정 의원은 이들을 보며 오히려 미소를 지었고, 일부 야당 의원들은 "왜 웃나, 웃음이 나오냐"라고 소리쳤다. 이들은 김남국 의원을 향해서는 "뻔뻔하다"고 외쳤고, 박주민 의원을 향해서는 "독재! 독재다"라고 외쳤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출신인 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20대 국회에서 공수처법을 통과시켰고, 21대 국회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박 의원은 야당 의원의 야유에 오른쪽 귀를 긁적였다.
일부 야당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과 목례와 주먹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 와중에 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나누는 게 말이 되느냐"라는 자조가 나왔다. 본회의장에 입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민주당은 전날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과 '대주주 의결권 3%룰', '다중대표소송제'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강화' 등을 담은 경제3법(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강행처리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새벽 2시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해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