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지주사, 저축은행 추가로 인수 가능해진다

조선비즈
  • 이윤정 기자
    입력 2020.12.10 06:00

    "일반 기업보다 지주사가 사는 게 시장에 도움" 판단
    금융당국, 영업구역 다른 저축은행 M&A 허용하기로

    국내 금융지주사가 영업구역이 다른 저축은행을 추가로 사들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PEF)나 금융업 이해도와 자본 안정성이 부족한 일반 기업 등에 비해 금융지주 밑으로 저축은행이 들어가는 것이 전체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금융당국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미 저축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를 위해 금융당국은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인수·합병(M&A)도 허용할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특성에 맞는 건전 대주주로 금융지주를 선정하고 이들의 저축은행 인수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건전 대주주의 진입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국내 금융지주 소속 저축은행./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금융지주에 소속되면 보다 안정적으로 영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중에서도 금융지주에 소속된 저축은행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잘 될 뿐만 아니라 회계기준도 금융지주에 맞춰 시행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저축은행 건전 대주주로) 금융지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지주 역시 저축은행 인수를 원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과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JB금융지주(175330)의 경우 최근 매물로 나온 JT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까지 참여했지만, 막판에 뜻을 접었다. 늘어난 자본 여력은 M&A보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에 써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의중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금융지주 중에서 저축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곳은 JB금융과 DGB금융지주(139130)뿐이다. 신한지주(055550)는 신한저축은행을, KB금융(105560)은 KB저축은행을, 하나금융지주(086790)는 하나저축은행을, BNK금융지주(138930)는 BNK저축은행을 각각 갖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미 저축은행을 갖고 있는 금융지주가 저축은행을 추가로 사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 저축은행은 영업구역이 정해져있는데, 서로 영업구역이 다른 저축은행 두 곳을 합치는 M&A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저축은행 인수를 독려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M&A는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지주 외에 지방자치단체도 저축은행 건전 대주주로 거론됐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자체가 저축은행을 보유할 경우, 지역 특화 금융이라는 저축은행 목적과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 역시 지방정부가 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소액 저축 보유자의 이익 증진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중소기업금융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저축은행의 국유화라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자체가 저축은행을 보유하려면 지방 공사 등에서 (자본을 대고) 들어와야 하는데 쉽지 않고, 국유화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대주주 요건과 M&A 규제 완화 등을 담은 저축은행 발전방안은 연내 수립을 완료하고, 늦어도 내년 초에는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