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음모인가 선견지명인가…'코로나 백신 반대' 선봉에 선 美 의사

조선비즈
  • 이현승 기자
    입력 2020.12.09 11:18 | 수정 2020.12.09 11:20

    美 상원, ‘백신 의무접종 반대’ 오리엔트 박사 청문회 세운다
    오리엔트 박사, 개인 자유·백신 위험성 근거로 의무접종 반대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동조…美 백신 불신 정서 부추길 우려

    "백신을 접종할 권리는 개개인에게 있으며, 무엇이 위험한지도 모르면서 사람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하는 건 무모하다."

    어느 인권단체의 주장이 아니다. 미국 의사 면허를 소지한 제인 M. 오리엔트 박사가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인터뷰한 내용이다. 미국 의료계 주류 의견과도 배치된다.

    미 행정부가 이번주 내로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승인하고 대대적인 접종 권유 캠페인을 벌일 것으로 예상 되는 가운데, 한 의사가 이런 흐름에 대놓고 반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미 상원 국토안보부 및 정부위원회가 8일(현지시각) 코로나 대응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한 제인 M. 오리엔트 박사. / 하트랜드 인스티튜트
    8일(현지시각) 미국 NBC,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상원 국토안보부 및 정부위원회는 이날 열리는 코로나 대응 청문회 증인으로 제인 M. 오리엔트 미 외과의사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Physicians and Surgeons·AAPS) 이사를 채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이 상의없이 증인을 채택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리엔트 박사가 그동안 백신 의무 접종에 반대해온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음모론을 퍼뜨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컬럼비아 대학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오리엔트 박사는 보수 성향 의사단체인 AAPS의 이사를 지내면서 코로나 이전부터 정부 차원의 바이러스 백신 의무 접종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작년 상원에 보낸 성명에선 "정부의 백신 의무화는 개인의 자유, 자율성, 부모의 선택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6일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안티 백신 주의자(anti-vaxxer)'라고 부르는 것에 반발하면서도 "자가면역 상태이기 때문에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 정부가 모든 미국인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라고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오리엔트 박사가 정부의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에 반기를 드는 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중인 코로나 백신이 그동안 단 한번도 상업화 된 적이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그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새로운 과학적 접근법을 이용한다. 어떤 위험인지도 모르면서 사람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하는 건 무모하다"고도 했다.

    이런 주장은 전세계의 '안티 백신 운동가'들의 시각과 일맥상통한다. 전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한 영국에선 지난달 '안티 백신 시위'에 참여한 사람 15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정부가 유례없이 빨리 코로나 백신을 승인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량 접종을 시작한 것을 근거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세계에 내보일 성과가 필요한 정부와 이익을 거두려는 제약사가 합작해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오리엔트 박사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애리조나 하원의원 앤디 빅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제프 던컨은 오리엔트 박사의 의견에 동조하는 트윗을 썼다. 던컨은 "미국인은 코로나 백신을 맞을 자유가 있어야 하며 이를 거부할 자유도 있어야 한다"고 썼다.

    문제는 동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지난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중 4명은 코로나 백신이 나와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영국 칸타르의 여론조사에서도 75%가 '백신을 맞을 것 같다'고 답했는데 '확실히 맞겠다'고 답한 사람은 42%에 불과했다.

    영국 카스경영대학원의 안드레 스파이서 교수는 "국민들에게 백신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정부에게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백신이 안전하다는 정보를 계속 주는 것이고 지도자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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