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소기업·스타트업, 매년 1만개씩 발굴"
"탄소 국경세 대비해 수출기업 빨리 에너지 전환 이뤄야"
금탑산업훈장, 테크로스 이동건 대표 수상
30억불탑 삼성SDI…10억불탑 LG생활건강 수상
HMM 알헤시라스호 기장이 개식, 대한항공 기장이 폐식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세계 7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 수출의 기적 같은 회복력은 K-방역의 성과와 함께 우리 경제가 3분기부터 반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동시 불황에 빠지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무역은 또 한 번 저력을 보여주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의 내용이 더욱 희망적"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컴퓨터 등 주력품목들이 버팀목 역할을 잘해주었다"고 했다.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7위였으나 올해는 '세계 4강'에 도전하고 있고, 조선업은 "LNG선을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 세계 수주량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이유다.

또 "11월까지의 실적만으로도 바이오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훌쩍 넘었다"며 "전기차 수출은 무려 75% 증가하여 10만대 수출 시대를 열었고, 수소차 수출도 35%나 늘었다"고 했다. 이어 "시스템반도체 수출도 15%의 증가율을 보이며 종합반도체 강국의 길을 걷고 있다"며 "농수산 식품과 화장품 등의 수출 호조로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늘어난 것도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무역의 체력을 더욱 튼튼하게 키워야 한다"며 "소재·부품·장비의 완전한 기술자립으로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최종 서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해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 "가입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이스라엘과의 FTA를 마무리 짓고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도 더욱 속도를 내겠다"며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협상을 통해 한류 콘텐츠 수출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의 태평양 동맹과도 협상을 가속화해 거대 중남미를 더욱 가까운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이 코로나를 겪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수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매년 1만개씩 발굴하여 디지털 무역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와 미국에서 '탄소 국경세' 도입이 공론화되고 있다"며 "우리 수출기업들도 하루빨리 에너지 전환을 이루고 친환경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 국경세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동건 테크로스 대표이사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무역 성과를 이루어낸 무역유공자 10명에게 정부포상을, 10개 수출기업에게 수출의 탑을 직접 수여했다. 조선 기자재인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분야에서 14년간 세계 1위를 지켜온 테크로스의 이동건 대표에게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 송영수 베어링아트 대표, 문재호 디오토모티브 대표, 이경일 피에스케이 대표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현상액을 국산화한 한덕화학 김상원 대표에게는 철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올해 최고 수출의 탑인 30억불탑은 삼성SDI가 받았다. 엘지생활건강은 10억불탑, 호텔신라는 9억불탑, 에스엘과 희성촉매는 8억불탑을 받았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코로나 진단키트를 50여개국에 수출해 2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청와대는 "K-방역의 주역"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인공호흡기를 개발한 멕아이씨에스의 김종철 사장도 2000만불탑을 받았다. 올해 정부 포상을 받는 무역유공자는 산업훈·포장 65명, 대통령표창 78명 등 모두 599명이며, 수출의 탑을 받은 수출기업은 총 1505개사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산업훈장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석인국 티씨씨스틸 전무이사,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이동건 테크로스 대표이사, 문 대통령,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영구 심텍 부사장.

이날 기념식은 HMM(옛 현대상선)의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의 개식 선언으로 시작했다. 청와대는 "한국 조선업 위상과 해운업 재건의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알헤시라스호는 길이 약 6m 컨테이너 2만3964개를 운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다. 기념식 폐식은 대한항공 KE037편 강대구 기장이 맡았다. KE037편은 올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여객기 운항이 크게 줄자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다. 지난 6월부터 미주 노선에 투입돼 수출품을 운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