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에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갈수록 커져
10년 뒤 지구온난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 1경8436조원 예상
"특히 인프라 취약한 중국 지역에 집중적 피해 전망"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가뭄 등 각종 자연재해로 10년내 전 세계지역에 17조달러(1경8436조원) 규모의 위험 비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가운데 약 절반인 8조5000억달러(9218조원) 수준의 비용이 아시아 지역에 몰릴 것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6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세계자원연구소의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오는 2030년경 홍수 위험에 직면한 세계 각지의 경제적 피해가 약 17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배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지역이 이같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이번 조사 결과는 홍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반시설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쯔강 일부인 중국 쓰촨성 부근에는 8월 중순부터 이어진 홍수의 영향을 받아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기도 했다. 가령 올해 여름 홍수때 해당 지역의 한 비료공장이 완전 침수돼 약 4600만달러(497억원) 상당의 기계가 침수됐으며 수많은 재고품이 손실되기도 했다. 희토류 채굴, 정제 기업인 성허리자원 역시 홍수 피해를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예년보다 많은 강수량으로 올해 9월까지 양쯔강 등 836개 하천에 평균보다 80% 많은 홍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상공인 숫자만 7300만명에 달하며 농업, 양식업, 상업 등 직접적인 손실이 2000억원 위안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인도 지역에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홍수로 인해 아시아 지역에 경제적 피해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인도가 세계 제조업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이 지역에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세계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과 인도에 홍수와 같은 재해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 중 가장 큰 건 지구온난화다.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원리는 간단하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열을 가둔다. 그런데 우리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지구 대기층의 이산화탄소량이 산업혁명 이전 양의 2배에 다가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발간한 'WMO 지구기후보고서(2015∼2019)'에 따르면 2015∼2019년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올랐다.
해수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0.8도, 앞선 5년보다는 0.1도 더 따뜻해졌고, 그 결과 전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3년 1월 처음 측정했을 때보다 90㎜ 올라갔다. 이러한 평균 온도 및 해수면의 상승은 수치상 미세해 보여도, 태풍과 홍수, 폭염 등의 이상 기후를 초래한다.
한국 또한 올해 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인한 대규모 홍수라는 엄청난 재해를 겪기도 했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미 그 원인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북극과 러시아 북부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상고온 현상 때문에 동아시아 지역의 이상 기후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홍수를 넘어서는 것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잠재적으로 공장과 가정에 영향을 미치고 중장기적으로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며 "닛케이아시안리뷰의 분석을 토대로 계산하면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될 경우 10년뒤 세계 GDP의 12%에 해당하는 17조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산출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당일 '파리 협정'에 재가입하겠다고 선언했고, 유럽연합(EU)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여부에 따라 관세를 매긴다는 탄소국경조정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주요 외신은 이같은 선진국들의 움직임에 대해 전 세계가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이미 인지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