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1003조원 규모 초당파 부양안 거절
매코널 "정부·백악관과 연내 통과 목표로 논의"
민주당 펠로시·재무장관 협상 재개에 기대감 ↑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미국 의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 지도부가 여야 초당파 상원의원들이 마련한 9080억달러(약 1003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거부했다.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 down·일시업무정지)을 막기 위한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지출안 처리 시한을 열흘 남긴 상황에서다.

1일(현지 시각)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초당파 의원들의 부양책에 대해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공화당 밋 롬니·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 10명은 중소기업 고용 유지를 위한 PPP(급여보호프로그램) 2880억달러와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 1880억달러, 지방정부 지원금 1600억달러 등을 포함한 9080억달러 규모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대선 이후 한달이 되도록 여야 지도부의 협상이 끊긴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대신 매코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내용의 법안에 서명할지에 대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크 매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통화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차원에서 정부·백악관과 연내 통과를 목표로 보완책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안에 부양책을 통과 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반드시 통과해야 할 지출안과 코로나 구제 조항은 모두 하나의 패키지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11일 안에 코로나 구제책을 포함한 지출안을 승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선별적 지원책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재무부도 협상 재개…"초당적 대응 절실"

이런 가운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므누신 장관은 같은 날 부양책 협상을 재개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The hill) 등 외신이 보도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그간 민주당이 반대해 온 기업에 대한 코로나 책임 보호 방안이 초당파 법안에 포함된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화당이 반대한 지방정부 지원 역시 접점을 찾아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코로나 구호 패키지는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만큼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빨리 통과시킬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기를 원한다"며 "매코널 원내대표와 트럼프 대통령도 표적화된 재정 대응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추가 경기부양책은 늦어도 이미 한참 늦었다"며 "이번 ''레임덕 회기(차기 행정부 출범 전 의회 마지막 회기)'에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더힐은 여야가 아직 나란히 협상 테이블에 앉지는 않았지만, 재무부를 사이에 두고 각 당 지도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이달 중에 1조달러 안팎의 구제안이 집행될 거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현재 각각 2조2000억달러, 5000억달러 규모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