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문정인에게 "신냉전 반대"…미·중간 균형 압박 해석

조선비즈
  • 손덕호 기자
    입력 2020.11.28 18:31 | 수정 2020.11.28 18:37

    왕이 "중·한, 아름다운 세계와 아시아 건설해야"
    문정인은 "한국은 모든 형식의 신냉전 언행 반대"
    "한국 '신남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연동 강화"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게 신냉전과 일방주의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8일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에 신냉전 사고를 버리라고 비난해 왔다. 왕 부장의 발언은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미·중 간 균형적 자세를 취하라고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7일 국회 사랑재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문에서 왕 부장이 전날 서울에서 문 특보를 만나 "현재 세계는 100년 만에 변화에 직면해있고 국제 정세의 변화가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왕 부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인류가 동고동락하고 각국의 이익이 밀접히 연결돼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제로섬 사고는 자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일방주의는 글로벌 도전에 대응할 수 없다"고 했다.

    왕 부장은 "신냉전을 부추기는 시도는 역사의 발전 흐름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다자주의를 지키고 협력을 강화해야만 각종 위기와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이 한국과 함께 청사진을 만들고 발전 전략을 접목해 실무적인 협력으로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길 희망한다"면서 "중·한은 역내 협력 체계를 함께 추진하고 국제 정의를 수호하며 아름다운 세계와 아시아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같은 왕 부장 발언에 대해 문 특보는 "한국 각계가 중국 경제 및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다자주의와 공평, 정의를 지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했다.

    문 특보는 "한국은 모든 형식의 신냉전 언행을 반대한다"면서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연동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한중 양국은 상생협력의 더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하며 지역일체화를 추진하고 세계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 국방우주력발전 심포지엄'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특보와 왕 부장은 전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조찬을 함께 했다. 문 특보는 이어 한국공공외교학회 주최 웨비나에서 '국제 정치의 새로운 질서와 한국의 전략적 대응'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한국이 미국도 중국도 아닌, 진영(bloc) 외교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같은 이른바 '줄타기' 외교가 "김대중 정부 때는 미중관계가 좋아서 가능했지만, 지금 같은 긴장 관계에서는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샌드위치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법은 초월적(transcending) 접근"이라며 "우리는 새 국제질서를 만들어 진영 외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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