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에 저녁장사 포기하라니"… 거리두기 2단계,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입력 2020.11.23 11:24 | 수정 2020.11.23 11:40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손님들이 단체예약을 대부분 취소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연말 송년회 등 단체회식 예약이 늘어 식재료도 준비를 했는데, 결국 비용만 날리게 됐다"며 "사실상 연말 대목 기대감은 모두 사라진 상태"라고 울상을 지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주점 앞에 손님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재확산으로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4일부터 2단계까지 격상하기로 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다시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특히 식당이나 술집, 카페, 노래방 등 연말에 대목을 맞는 업종에 속한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 야간 영업시간이 제한된다. 식당은 밤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며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카페 프랜차이즈는 밤 9시 이전에도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노래방은 밤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고,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같은 유흥업소들은 집합 금지 조치가 이뤄진다.

서울 구로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노래방은 야간에 발생하는 매출이 80%가 넘는데 일찍 문을 닫으라는 것은 장사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며 "올해는 잦은 영업 제한으로 매달 발생하는 임대료를 제 때 내지 못해 보증금을 2000만원 정도 까먹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프집 사장도 "누가 저녁도 안 먹고 호프집에 7시부터 술을 마시러 오겠느냐"며 "사실상 저녁 장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서초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임모(59)씨도 "우리는 새벽 장사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송년회하는 사람들에게 술을 팔아서 돈을 버는데 연말 대목을 놓치게 생겨 허망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서울시내 한 카페에 좌석 간 거리두기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연합뉴스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매장 영업이 어려워져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들은 지난 8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진행 당시에도 매출이 15~30% 감소했다고 전했다.

커피숍 프랜차이즈 업체인 이디야의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매출이 감소할까봐 불안해하고 있다"며 "정부 방역 수칙은 지키겠지만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는 중요한 시기지만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만큼 (거리두기) 단계에 맞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커피빈 관계자도 "(지난 8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매출이 30% 넘게 떨어졌다"며 "오피스 상권 점포가 많은데 재택 근무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겹쳐 매출이 떨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될 때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임대료 등 매달 지출되는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을 일방적으로 자영업자에게만 부담하도록 하는 정부 정책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덕현 소상공인 서울시협의회장은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생색을 내지말고 임대료를 경감시켜줄 방법부터 내놔야 한다"며 "정부가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생계 지원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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