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토로마을 ‘강제징용 산증인’ 강경남 할머니 별세

조선비즈
  • 이은영 기자
    입력 2020.11.23 08:58 | 수정 2020.11.23 09:45

    ‘강제징용의 산증인'으로 일본 우토로 마을을 지켜온 재일동포 강경남 할머니가 95세 나이로 별세했다.

    지난 21일 별세한 강경남 할머니.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제공
    23일 지구촌동포연대(KIN)에 따르면 강 할머니는 21일 오후 숨져 오는 24일 발인을 앞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증 탓에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우토로민간기금재단에 따르면 고인의 옛집에는 49일 동안 빈소가 마련된다. 49제 동안 한국에서도 헌화를 하고 조의를 표할 수 있도록 하고 온라인 추모영상을 제작할 방침이라고 재단은 설명했다.

    경남 사천 태생인 고인은 8세 때 가족과 함께 일본에 강제징용됐다. 18세에 결혼해 해방을 한해 앞둔 1944년 일본 우지(宇治)시에 있는 우토로 마을로 이주했다. 고인은 이 마을 1세대 중 최근까지 유일한 생존자로 남아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렸다.

    고인은 생전 2015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배달의 무도’ 편에 출연해 재일동포 차별의 아픔을 알리기도 했다.

    강경남 할머니의 생전 2015년 MBC ‘무한도전’ 출연 당시 모습. /MBC 캡처
    당시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부고를 알리며 "일본 우토로마을을 지켜온 1세대 강경남 할머니가 별세하셨다고 한다"며 "지난해까지도 아주 정정하셨는데 마음이 참 안 좋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부디 하늘나라에서만큼은 고향인 경남 사천에 꼭 방문하시길 바랄 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한편 우토로 마을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1300여명이 군 비행장을 건설하면서 생긴 마을이다.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동포들은 고된 막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상·하수도 시설이 없고 비가 오면 마을이 물에 침수되는 등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했지만 동포들은 이곳에서 터잡아 생활하면서 우리말과 문화를 지키려 노력했다.

    이 마을의 동포들을 핍박하던 일본 정부는 1987년 몰래 부지 매각을 추진해 동포들이 강제 퇴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한국인과 재일동포 등이 성금을 모아 우토로 마을에 전달했고, 이 성금으로 땅을 일부 사들여 150여명의 주민이 이주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