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조합 지원 정부기금 3000억원 내년 예산에 포함될까... 국토부 긴장

입력 2020.11.23 06:00

국토부, 항공업 지원하는 1조원 규모 조합 설립 추진
기재부는 "왜 항공업만 지원하나" 내년 예산서 제외

국토교통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치명적인 변수에 항공업계가 자력으로 버틸 수 있도록 항공업계와 함께 조(兆)원 단위로 ‘공동 기금’을 조성하고, 마중물 개념으로 정부 지원금을 3000억원 투입하려는 계획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에서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정부안)에는 이 정부 지원금 3000억원이 포함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연합뉴스
23일 정부부처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증액 심사에서 ‘항공산업발전조합(항공조합)’ 설립 기금이 논의될 예정이다. 항공조합은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 업계가 함께 모아둔 기금을 활용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항공조합 설립은 지난 8월 국토부가 발표한 항공산업 추가 지원방안에 담긴 내용이다. 항공업계의 자생력을 키워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 유동성 공급 자금으로 항공조합을 활용한다는 구상이었다. 위기가 없는 평시에는 항공기 리스료 절감을 위한 공적보증 제공, 정비사 교육, 항공산업 생태계 상생을 위한 투자 펀드 조성, 비용 절감을 위한 항공유 공동구매 등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국토부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지금이 항공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적기라 정부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항공업계가 자생적인 문제 해결력을 갖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장은 항공사가 돈을 낼 여력이 되지 않으므로, 정부의 공적 자금을 종잣돈으로 먼저 투입하고, 항공업계 업황이 회복되면 각 항공사가 적립금을 내도록 하는 식으로 1조원 규모의 조합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정부가 지난 9월 제출한 2021년 예산안에서는 빠져있다. 예산안 편성을 담당한 기획재정부에서는 항공조합에 정부 기금을 투입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항공산업에만 3000억원이라는 혈세를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것이다. 재벌기업을 위해 공적 자금을 쓴다는 ‘특혜’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이번 예결위에서 항공조합 관련 예산이 증액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회 예결위를 거치며 항공조합 설립 자금이 예산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항공조합 설립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 "위기를 겪는 지금이 아니면 조합을 만들 수 있는 타이밍은 다시 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항공업계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업황이 좋을 때는 항공사가 항공기를 추가 구입하거나 사업을 확대하는 외형 키우기에만 집중하고, 위기가 오면 정부 공적 자금이 투입돼 회생하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산업은행이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를 추진하면서 한진칼(180640)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세금으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한다’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정부 지원 이전에 대주주의 주식을 소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주주 책임을 더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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