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폴] 전문가 10명중 7명 "한은, 2022년 금리인상 시작"

입력 2020.11.22 06:00

전문가 7명 "美연준보다 앞선 인상…내년 말 소수의견 예상"
"미 바이든 정권 적응기 필요" 의견도… 3명은 2023년 전망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한동안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언제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3년까지 장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비기축통화국인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조금 빨리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4분기 국내 경기가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조선비즈가 22일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명이 금리인상 시기를 2022년으로 예상했다. 3명이 2022년 하반기를 지목했고, 1명은 초반, 또 다른 1명은 2분기를 언급했다. 나머지 2명은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2022년 중 인상을 전망했다. 이들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금통위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를 중심으로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할 걸로 봤다. 전문가 10명 중 3명은 금리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봤다.

그래픽=박길우
◇최소 내년까지 금리동결… "미 연준보다 앞서 2022년 인상 가능"

오는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금리동결이 유력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두 차례 금리를 조정해 연 0.50%까지 내렸고, 여러 유동성 공급대책을 시행했던 만큼 당분간 효과를 두고볼 가능성이 크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0월 금통위 후 기자설명회를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이 점차 약화되면서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이 발언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사상 최저수준인 현재 기준금리를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가늠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백신이 내년 2분기에 상용화된다 보더라도 내년에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2022년이 되면 금리인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연준이 2023년까지 제로(0)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나라가 더 빨리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도 미국은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했던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 7월부터 인상을 시작한 바 있다. 장기적인 성장추세(잠재성장률)에 도달하면 금리를 인상해왔던 전례이기도 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GDP가 장기 성장추세에 가까워졌을 때 금리를 인상했었다"며 "지금도 그때와 여건이 유사하다"고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이 내년 2분기 상용화되고 3분기에는 기저로 살짝 성장률이 꺾이면서 4분기에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려면 글로벌 경기도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시점이어야 한다"고 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부동산 시장의 수요, 공급의 수급불균형으로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로 금리 인상론이 대두될 수 있다"고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은 제공
◇전문가 30% "미 연준 움직임·바이든 정권 적응해야…2023년 인상"

전문가 10명중 3명은 우리나라 금리인상 시기로 2023년을 꼽았다. 미 연준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에 따를 것으로 본 것이다. 특히 미 연준이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해 통화정책의 초점을 물가에서 고용으로 옮겨가면서 과거보다 동결기조를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호주의 중앙은행(RBA)도 최소 3년간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이 정책을 거두어들이는 시기도 2023년, 호주도 2023년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2023년 초반 금리인상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 인상 소수의견은 2022년 하반기부터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올해 미 대선의 결과로 인한 글로벌 정세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는 점도 한은이 여타국 대비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이유로 지목됐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무역갈등, 대북 정책 등 우리나라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부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권이 바뀌는 데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하고,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도 내년까지는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빨라야 2023년 초 정도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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