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활용' 전세대책에 우는 '도심내 공유숙박'... 합법화 난항

입력 2020.11.20 15:07 | 수정 2020.11.20 17:34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심 지역내 내국인 대상의 공유숙박(도시민박업) 허용 문제가 암초를 만났다. 도심내 공유숙박은 거주 중인 주택의 빈방을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사업 모델이다. 하지만 전날 정부가 전세 대책의 일환으로 "빈집·오피스·호텔 등을 공공임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실(空室)’을 놓고 정책이 숙박과 임대로 엇갈리게 됐다. 또 영업일수를 놓고 기존 숙박 업계와 공유 플랫폼 업계의 의견조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숙박업계 등에 따르면 ‘한걸음모델 도심공유숙박 상생조정기구’는 다음 달 초중순에 6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기재부 내 혁신성장기획단이 주도하는 이 기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숙박 업계가 참여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도심내 공유숙박 안건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내국인 대상 도시민박 영업을 연간 180일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기재부는 지난 1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5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러한 방안이 담긴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 대상으로만 가능한 도시지역 숙박공유가 내국인에게도 가능해진다. 현재는 내국인 대상 숙박공유는 농어촌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정부는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도시지역도 180일 한도로 내국인 대상 숙박 공유를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숙박공유가 가능한 주택은 공유자 본인이 거주 중인 자택으로 제한된다. 다만 시행 이후 실거주를 확인하기 어렵고 단속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농어촌민박도 실거주 조건이 있지만, 주인이 살지않고 빈집을 활용해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번 11.19 전세대책도 도심내 민박사업에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전날 정부는 2022년까지 총 11만4000호의 전세형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40%인 4만9000호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빈집을 비롯해, 오피스, 호텔 등 모든 공실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우선시 하면서, 사실상 도심 숙박은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전세난을 해결을 위해, 빈집과 호텔까지 활용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공실을 숙박업소로 사용한다는 정책을 앞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 대책이 발표되면서 도심내 공유숙박 문제를 해결하기 더욱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180일 영업일수 제한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다. 홍 부총리가 "연내 성공사례를 마련하겠다"며 공유 숙박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공유숙박 업계와 학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다른 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해 당사자들은 다음달 회의까지 각자 원하는 합의문 초안을 작성해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자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다음 달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다음달에 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마지막 회의에서 합의문 초안을 공개했고 이해 당사자들에게 합의문에 추가되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의견을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했다.

우선 한국숙박업중앙회 등 기존 숙박업계는 공유숙박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180일 영업한도를 더 줄여달라는 게 기존 숙박업계의 입장이다. 반면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 플랫폼 업체는 영업일수 제한을 풀어달라는 늘리거나 풀어달라는 상황이다.

정부가 중재안을 내놓아도 어느 한쪽이 수용을 거부하면 내년으로 최종 결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지난 6월 정부가 도입을 발표한 한걸음 모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해관계자 간 갈등으로 새 사업 도입이 지연되는 경우, 정부가 중재자의 역할을 하겠다며 만들어진 협의기구다. 정부는 당시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신사업 도입 촉진을 위한 한걸음 모델 구축방안을 논의하며 ▲도심 내국인 공유숙박 ▲농어촌 빈집 개발 활용 ▲산림 관광 등 3개 과제를 한걸음 모델 후보 과제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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