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돌봄 파업과 교육부의 책임

조선비즈
  • 오유신 기자
    입력 2020.11.16 11:08 | 수정 2020.11.16 11:28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아이 돌보기가 힘든데, 예고된 2차 돌봄 파업은 없었으면 합니다."

    지난 6일 전국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의 파업을 지켜본 초등생 1학년 학부모 김모씨(여·39)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파업 당일 돌봄 교실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가정통신문을 받고서는 평소 가까이 지내던 이웃에게 신세를 졌다. 직장 생활을 하느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앞서 돌봄전담사들이 소속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온종일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폐기를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벌였다.

    온종일돌봄법의 핵심은 돌봄교실 운영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학교 돌봄 민영화와 돌봄전담사 고용 불안을 촉발한다는 게 돌봄전담사들의 주장이다.

    현재 학교에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돼 있지만, 고용 승계에 부담을 느끼는 지자체들이 돌봄 운영을 민간업체에 맡기면, 해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평균 45.2%에 불과해 돌봄교실이 지자체로 이관된다면 돌봄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반면 교원단체는 양질의 공적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운영 주체를 지자체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전국 돌봄 운영 초등학교 5998개교 중 2696개교(44.9%), 돌봄전담사 1만1859명 중 4902명(41.3%)이 파업에 참가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떠안은 셈이다.

    돌봄교실을 둘러싼 갈등은 10여 년 전부터 이어졌다. 2004년 돌봄교실 운영이 시작될 때부터 법적 근거 없이 각 학교의 재량으로 운영된 탓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돌봄파업도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학비노조는 지난 5월부터 온종일돌봄법에 대해 초등 돌봄교실 운영 주체를 지자체로 이관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 뜻을 밝혀왔다.하지만 교육부는 "해당 법안에는 그런 조항은 없다"며 학교 돌봄 민영화를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만 유지해왔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에도 "초등 돌봄이 지자체로 이관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번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 교육당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교원단체, 학부모단체로 구성된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안건이 돌봄전담사 처우 개선에 한정될지, 초등 돌봄교실의 지자체 이관까지 포함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이 늘면서 초등 돌봄에 대한 공적 책임이 커지고 있다. 이해 당사자들은 돌봄 업무에 대한 논쟁과 파업을 중단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의 싸움에 희생돼서는 안된다. 돌봄노조 측도 이 부분을 더 무겁게 고민해야 한다. 게다가 학교 급식 종사자들의 파업도 예고돼 있다.

    돌봄 교실이 학교 내에 운영되는 만큼 '교육은 보육과 구분되어야 한다'는 단편적 시각도 경계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번 돌봄 사태에 대한 해결책과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중장기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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