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2분에 아이 한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의약재단(MMV)은 말라리아 없는 세상이라는 꿈을 공유하는, 기술과 혁신을 갖춘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조안 허버트(Joan Herbert) MMV 사업개발 이사는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0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과 함께 열린 ‘라이트펀드 인베스트먼트 포럼 2020’에 원격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MMV는 1999년 설립된 단체다. 스위스 제네바에 기반을 두고 말라리아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 이날 허버트 이사는 ‘감염병 극복 위한 글로벌 헬스 개발 연대 릴레이 네트워킹 강연(Global Health R&D Solidarity to Overcome Infectious Diseases - Relay Networking Lecture)’에 나섰다.
허버트 이사는 "MMV는 말라리아 부담을 줄이고자 효과적이고 저렴한 의약품을 발굴해 개발, 제공하고 있다"며 "노바티스·GSK·신풍제약 등 대규모 파트너사와 함께 말라리아의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년 30억명이 말라리아에 위협받고 있다. 말라리아는 질병 관리 역량이 부족한 최빈국에 흔히 창궐해 예방과 치료에 어려움이 크다. 질병에 취약한 아이들과 임산부들이 쉽게 노출되고 있고, 기존 의약품에 대한 내성마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허버트 이사는 "MMV는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에 걸친 대규모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신약 발굴부터 승인까지 돕고 있다"며 "2009년부터 파트너사에 의해 11개 신약을 출시해 부족한 의료 수요에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MV는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허버트 이사는 "노바티스와 함께 아이들이 먹기 힘든 알약 대신, 체리맛이 나는 일회용 제형을 개발해 지난해 약 80만명의 생명을 구했다"며 "중국 포순제약, 인도 IPCA, 인도 시플라 등과는 주사제·좌약 등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병원과 먼 거리에서 발생한 환자에겐 좌약을 우선 투입해 시간을 벌고, 병원 이송 후 주사제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한국 신풍제약도 MMV 주요 파트너사 중 하나다. 허버트 이사는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유럽 당국 승인을 마치고 아프리카 등록 절차를 속속 진행 중"이라며 "MMV과 파트너 협력으로 신약을 개발한 성공적인 예시"라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에도 말라리아 사망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MMV는 새로운 화합물·제형을 갖춘 신약으로 말라리아 위협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허버트 이사는 "내성 위협이 없고 단일 복용이 가능하며, 재발을 막고 아이와 임산부에게 안전한 신약이 필요하다"며 "저렴하고, 접근성 높은 신약 개발에 나서줄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MMV는 신약 개발 능력을 갖춘 제약사라면 다양한 단계에서 협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허버트 이사는 "말라리아에 전문적 지식을 갖춘 MMV 지식재산권(IP)에 접근할 수 있고, 연구 도구와 네트워크도 활용 가능하다"며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라이트펀드 등과 협력으로 지분 희석 없는 자금조달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20은 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산업의 향방을 조망하는 행사다.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라이트펀드가 후원한다. 이번 포럼 주제는 ‘뉴노멀 시대의 헬스케어 혁신’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감염병 대유행 이후 가속화하는 헬스케어 산업 혁신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