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더 돌릴 필요있다”는 실무진에 백운규 “너 죽을래”

조선비즈
  • 최지희 기자
    입력 2020.11.11 07:28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이 2018년 월성 원전 1호기의 ‘한시적 가동’ 필요성을 보고한 산업부 담당 공무원에게 "너 죽을래"라고 말하며 수정을 요구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감사원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백 전 장관이 ‘즉시 중단’으로 보고서를 수정해 청와대에 올리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감사원 감사에서 조사됐다. 월성 1호기는 지난해 12월 가동을 영구히 정지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22일 검찰에 송부한 월성 1호기 관련 ‘수사 참고 자료’에 현 정권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을 추진한 과정을 담았다. 감사원은 당시 의사 결정 과정의 책임자급인 백 전 장관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 등 고위 공직자 4명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17년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조선 DB
    백 전 장관은 2018년 4월 초 원전산업정책과장 등 산업부 공무원들에게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추진 방안 보고를 받았다. 산업부 직원들은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를 하되,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원전 영구 정지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2020년까지 2년간은 원전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폐쇄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야한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백 전 장관은 "어떻게 이따위 보고서를 만들었느냐, 너 죽을래?"라며 크게 화를 내며 "즉시 가동 중단으로 재검토하라"는 지시했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해들은 백 전 장관이 ‘한시적 가동’ 보고를 올린 산업부 직원들을 질책한 걸로 안다"고 했다.

    이튿날 원전 담당 간부 등은 ‘즉시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수정해 보고했다. 이에 백 전 장관은 "청와대에 이대로 보고하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 문건은 청와대에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전 장관은 감사원 감사 때 이런 말과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장관의 주장과 달리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원전산업정책과장이 한시적 가동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했던 최초 보고서 등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추진 방안’ 문건이 삭제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관련 자료 444건이 삭제된 것을 확인하고 복원을 시도했지만 324건만 성공했다고 했다. 산업부가 2018년 4월 초 청와대에 ‘월성 1호기 즉시 가동 중단’ 보고를 올린 후 산업부는 노골적으로 원전 운영을 담당하는 한수원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압박으로 한수원이 한 회계 법인에 맡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가 실제보다 낮게 나왔다는 게 감사원 의견이다. 월성 1호기의 이용률과 판매 단가를 낮게 잡는 방식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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