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올해 제약업계 매출 1위 첫 바이오 기업 확실시
삼바, 1~9월 매출 작년 전체 넘어… 녹십자 3분기 매출 역대 최대
유한양행⋅종근당, 3분기 영업이익 100% 이상 급증
한미약품 3분기 적자전환⋅동아에스티 영업익 68% 감소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백신, 기술수출로 엇갈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006280)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증가한 50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5% 늘어난 419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6년 만에 분기 최대치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고,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다.
GC녹십자에 따르면 3분기 실적 호조는 백신, 혈액제제 사업이 주도했다. 백신과 혈액제제 부문의 매출만 각각 1270억원, 1034억원으로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인플루엔자(독감) 동시 유행이 우려되면서 독감 백신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백신 사업 매출은 21.5% 늘었다.
유한양행(000100)의 3분기 영업이익은 2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1%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6% 증가한 4166억원이다. 이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132억원), 얀센(15억원), 길리어드(17억원) 등으로부터 총 169억원의 기술 이전 수익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종근당도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에 힘입어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485억원, 357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5%, 매출은 27.5% 증가한 것이다. 기존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 등 기존 제품과 비판 치료제 큐시미아 등의 새 제품이 출시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등 국내 바이오기업 양대산맥은 실적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삼성바이로직스는 3분기 영업이익 565억원, 매출 2746억원의 실적을 내놓았다. 영업이익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49%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은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7016억원)을 넘어섰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샌프란시스코 위탁개발(CDO) R&D센터 개소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신약 개발·생산, 코로나19 백신 등의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속해서 새로운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바이오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올해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해온 전통 제약사 유한양행을 제치고 매출 1위를 꿰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903억원, 매출은 4611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84.58%, 매출은 60%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 피하주사제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매출 확대 등이 실적호조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 공급 시 공급하는 단일판매 공급계약체결 공시에 따르면 3분기 셀트리온의 공급계약 규모는 3075억원"이라며 "테바사의 편두통치료제인 아조비 공급계약을 1156억원 규모로 체결해 약 500억원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통상 11월 초중순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해왔다. 늦어도 다음주 13일에는 발표될 예정이다. 실적 발표 마감일인 15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분기 웃지 못한 기업들도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늘어난 266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32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와 맺은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 수출 계약이 해지된 탓이다. 애초 한미약품과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연구개발 비용을 분담하기로 하고 매분기마다 60억원씩 분할해 지출했는데, 계약 종료로 공동 분담금을 일시에 회계에 처리했다.
동아에스티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7% 감소한 6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56억원으로 10% 줄었다. 동아에스티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전문의약품 부문이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수 감소에 영향을 받았고, 수출 역시 코로나19로 줄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