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에만 2조8000억달러(3178조원)가 몰린 중국 앤트그룹의 홍콩 기업공개(IPO)를 사흘 앞두고 중국 금융당국이 설립자 마윈과 징셴둥 회장 등을 소환했다고 2일(현지시각) 밝혔다.

지난 2018년 11월 세계인터넷컨퍼런스에서 징셴둥 앤트그룹 회장.

이날 중국인민은행, 중국은행보험감독위원회, 중국증권감독위원회, 국가외환관리국 등 4개 규제당국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 징셴둥 앤트그룹 회장, 후샤오밍 최고경영자(CEO)등 앤트그룹의 주요 경영진과 만났다"고 밝혔다.

중국 금융당국은 이들과 왜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금융당국이 전자결제는 물론 대출, 자산 관리를 중개하는 앤트그룹을 금융 지주회사로 취급할 예정이며 자본과 부채와 관련해 은행과 유사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49조달러(5경5000조원) 규모로 확대된 금융시장이 실물경제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앤트그룹과 같은 금융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 하고 있다. 최근 몇달 간 앤트그룹에 자본금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대출금리 상한을 제시하기도 했다.

마윈의 최근 발언이 중국 금융당국의 심기를 건드려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달 24일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며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해나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소환은 '세계 최대 IPO' 사흘 전에 이뤄져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앤트그룹은 5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 뒤 이달중 상하이 증시에서도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다. 조달 예정금액은 345억달러(39조원)로 세계 IPO 역사상 최대다.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는 3150억달러(357조원)로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를 뛰어넘었다.

IPO를 앞두고 이뤄진 앤트그룹 인터넷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515만5600명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870대1이 넘었고 2조8000억달러가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