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발표후 5%가량 급락 거래 중
30일 LG화학(051910)이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부문 분사(물적분할)를 확정하면서 향후 LG화학의 주가가 어떻게 형성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10.3%)과 소액주주들은 이번 물적분할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배터리사업이 LG화학의 핵심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떼어내 지배력이 약해지면 LG화학의 주가는 내려가 주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오히려 LG화학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신설법인이 만들어지면 배터리부문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고 지분의 대부분을 보유한 LG화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증권사 연구원들은 현재 60만원대인 LG화학의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50만원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LG화학의 미래를 좋게 보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연구원은 ‘LG화학 큰 그림은 바뀌지 않는다’ 보고서에서 "(회사가) 배터리 분사 이후 사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며 LG화학의 성장세는 물적분할 이후에도 큰 그림이 바뀌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봤다. 목표 주가는 105만원으로 현재 62만3000원(30일 오전 12시 기준)보다 42만7000원(68.5%) 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영증권(001720)의 이지연 연구원도 ‘멈출 수 없는 성장가도’ 보고서에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91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신 연구원은 "(배터리 부문)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배터리 셀 생산능력을 20년 말 100기가와트시(GWh)에서 2023년 260GWh까지 확대해, 글로벌 넘버원 배터리 셀 메이커로 이익 성장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기업경쟁력이 높아지고 있고 물적분할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적분할과 관련 지금은 배터리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 전인 불확실성이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물적분할을 통해 배터리부문을 지분으로 지배하고 남은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캐시카우를 확보해 재무적 시너지까지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구조라고 평가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016610)연구원도 "배터리 부문 분사 이슈는 이제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이나 매출이 나오는것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며 "4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보여 LG화학 자체적인 분위기만 봤을 때는 주가 흐름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이번 물적분할 결정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이제 엘지그룹은 안 쳐다 볼 듯(투자를 안 할 듯)하다. 주주 가치를 멋대로 훼손하는 기업은 국민들도 철저히 외면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소액주주는 "개인만 희생되는 것 같다. 얼마나 (주가가) 빠질지 모르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50만원대로 주가가 내려갈 것", "LG화학을 팔고 에너지솔루션(신설 예정 법인)을 사면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오후 12시 현재 LG화학은 전거래일 보다 4.92%(3만2000원) 내린 61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