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인텔 낸드 인수가격 '적정'... 무형자산 봐야"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입력 2020.10.29 16:49 | 수정 2020.10.29 17:57

    인텔맨 출신 "인텔 문화를 이해해 신뢰 쌓을 수 있었다"

    "10조3000억원이라는 인수 금액은 절대 비싸지 않습니다. 단순한 공정·공장이 아닌 인텔의 낸드플래시 ‘솔루션’이라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봤습니다."

    29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의날 기념식’을 찾아 "서버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에서 강점이 있는 인텔 솔루션을 인수해 낸드플래시와 관련한 모든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을 찾아 인텔 낸드사업부문 인수에 관해 설명하는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윤민혁 기자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미국 인텔 낸드 사업부문을 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옵테인 부문을 제외한 SSD, 낸드 단품 빛 웨이퍼, 중국 다롄 생산시설 등이다. 이날 행사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 발표 후 이 사장이 참여한 첫 대외 공식행사라 주목 받았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에 업계 일각에선 우려도 나왔다. 인텔의 낸드 분야 점유율이 낮은 편이고, 다롄 공장도 노후화됐다는 지적이다. 이날 이 사장은 인텔의 공장만이 아닌 기술력을 인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128단 낸드를 세계 최초 개발하는 등 웨이퍼 분야에선 진전을 이뤘지만, 솔루션 역량에선 한계가 있었다"며 "인텔은 하이엔드(고급형)부터 로우엔드(저급형)까지 모든 포트폴리오를 갖춘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어 "SK하이닉스는 모바일 낸드에 강점을 지니고, 인텔은 서버용 낸드 분야 강자인 만큼 서로의 포트폴리오가 잘 들어맞는다"고 했다. 인텔과 SK하이닉스 낸드 부분이 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와중 이뤄진 중국 공장 인수에 우려섞인 시선도 나온다. 그러나 이 사장은 "한국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에서 잘 하고 있다"며 "신뢰를 쌓으면서 앞으로도 계속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인수는 각국 승인을 거쳐 2025년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이 사장은 "당분간 인위적 통합 없이 서로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또 "계약상 내년까지 인텔이 연구개발(R&D)과 투자에 나설 의무가 있다"며 "(계약상 불확실성을) 매니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했다.

    거액이 오가는 만큼 자금 조달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앞서 투자한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키옥시아는 당초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계획을 철회했다. 이 사장은 "키옥시아 IPO가 밀렸지만 단기적인 사업성과 위한 투자는 아니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전략적 가치를 살펴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했다. 키옥시아는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1조엔(약 11조원)을 들여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새로 세우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 사장은 2000~2010년 인텔에서 일한 ‘인텔맨’ 출신이다. SK하이닉스 합류는 2013년으로, SK하이닉스 입사 직전엔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로 재직했다. 이번 인텔 낸드사업 인수에도 인텔 출신인 이 사장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당연하게도 이번 인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할이 매우 컸다"면서 "(본인이) 인텔 출신이다보니 그쪽 문화를 잘 이해해 신뢰를 쌓을 수는 있었다"고 했다.

    이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문 인수 외 사업현황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그는 "이천 M16 공장을 올해말 완공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M16에서 생산할 4세대 10나노(1a)급 D램에 극자외선(EUV)을 적용할 계획으로, 내년 하반기엔 제품을 출하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부족한 EUV 장비 수에 대해선 "계획한 장비 수는 갖췄고 연구 또한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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