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이어 정부도 “1주택자 세금 줄인다” 발표에… 서울시 '난감'

조선비즈
  • 김민정 기자
    입력 2020.10.29 15:29 | 수정 2020.10.29 15:31

    서초구가 추진하는 1가구 1주택 보유자의 재산세 감면 정책에 제동을 걸려고 했던 서울시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정부와 여당이 최근 중저가 1주택 보유자의 재산세 부담을 낮추기로 뜻을 모으면서 서울시가 세금 감면을 저지할 명분이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제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중저가 1주택을 보유한 서민들의 재산세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회의에서 재산세 부담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초구가 9억 이하 주택 재산세 감면 조례를 공포한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건물들의 모습. /연합뉴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과 맞물려 추진되는 것이다. 정부가 현실화율 로드맵을 확정하면 재산세 인하 대상을 당초 논의됐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서 9억원 이하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이에 서초구의 ‘연내 재산세 환급’ 추진에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도 9억원 이하 1주택자에게 재산세 50%를 돌려주는 안을 조례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관내 아파트와 다세대, 다가구 등을 포함한 주택 50.3%(6만9145가구)가 9억원 이하로, 재산세 환급 규모는 63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당초 서초구의 재산세 감면안은 서울시가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제동을 걸면서 올해 안에 실현되기 힘든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이달 초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서초구청 조례에 제동을 걸었다. 지방세법상 주택 과세표준은 6000만원 이하부터 3억원 초과까지 4구간인데, 서초구 조례안은 ‘9억원 이하’란 새 과세표준을 만들어 상위법과 충돌한다는 것이다.

    서초구가 지난 23일 조례안 공포를 강행하자 서울시는 "대법원 제소와 집행정지 결정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11월 2일까지 제소할 수 있는 기한이라 대법원에 조례안 무효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이 문제를 두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정감사에서 서초구 재산세 감면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지자체 자치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정부에서 재산세 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한 것은 서초구청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에서 재산세에 관련된 입장문을 발표하면 서초구청도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라는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인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서초구 조례가 상위법에 어긋나게 제·개정됐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부인하려면 헌법소송이나 행정소송 절차로 갈 수밖에 없지만, 조례의 위법성을 가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서초구와 같이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 감면 기준을 적용해 공포한다면, 결국 상위법에도 어긋나지 않게 돼 서초구 조례는 적법한 것으로 결론이 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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