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라임 판매사 첫 제재심... 업계는 "끼워맞추기 식 징계" 반발

조선비즈
  • 김소희 기자
    입력 2020.10.29 10:55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증권사 3곳을 대상으로 29일 첫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연다. 이 자리에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중징계하는 내용을 두고 증권사와 금감원 사이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는 이른바 ‘라임 사태’에 직접 관련이 없는 CEO의 징계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9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라임자산운용의 불량 펀드를 팔아 고객에게 손해를 끼친 주요 증권사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을 대상으로 제재심이 열린다. 각 기관에는 시정·중지명령 수준의 중징계가 사전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제재로는 인가취소부터 영업정지, 시정·중지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다섯 종류가 있다.

    라임 사태 당시 근무한 박정림 KB증권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에 대해서도 ‘직무정지’를 염두에 둔 중징계가 거론되고 있다. 임원 제재는 해임권고(이하 임원선임 제한 5년)부터 엄무집행정지·직무정지(4년), 문책경고(3년), 주의적경고, 주의 순으로 수위가 높다.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융감시센터 주최로 ‘라임, 옵티머스 사태 관련 불법 행위자 중징계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전·현직 CEO들은 직접 제재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제재심은 제재 대상자에게 충분한 방어 기회를 주는 대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제재 대상자와 검사국으로부터 의견을 들은 후 양 당사자가 퇴장하면 제재심 위원이 논의를 거쳐 안건을 의결한다.

    특히 박정림 대표는 현직 CEO이고 연임이 예상됐던 만큼 적극적으로 소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열린 해외 주요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 때에도 제재 대상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직접 참석한 바 있다.

    전·현직 CEO가 소명할 내용은 ‘내부통제’의 책임 범위에 관한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CEO를 징계하는 근거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따라 ‘금융회사는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하여야 할 기준 및 절차(내부통제기준)를 마련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증권사는 CEO가 사전 예측이 불가능한 모든 사태에 대해 내부통제 기준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가 기관 징계는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CEO 징계는 근거가 빈약해 ‘끼워맞추기’식 징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자체 책임을 회피하고 증권사 때리기에만 몰두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KB증권은 금감원을 비판하는 별도의 내부 보고서를 만들었다. 해당 문건에는 "금감원은 규제 완화에 따른 적절한 감독강화 실패로 사모펀드의 부실화를 초래했다. 안일한 대응으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야기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날 제재심에선 당장 결론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상황에 따라 11월 5일에 2차 제재심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도 3차례 열린 끝에 결론이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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