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값이 들썩이고 있다.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폭등세를 보이는가 하면, 시장을 주도하는 ‘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구)’ 이외 지역에서도 신고가 행진을 하는 단지가 생겨나고 있다. 연제구까지 조정대상지역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해수동 지역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곳이다. 다시 부산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해운대엘시티더샵 아파트 전용면적 186㎡ 60층은 지난달 21일 3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9층 물건이 3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4억5000만원이 뛴 것이다.
부산 남구 용호동에 들어선 신축 주상복합인 더블유아파트 전용면적 134㎡ 26층도 지난달 18일 24억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7월 14층 물건이 20억원에 거래된 것이었다. 역시 두 달여 만에 4억5000만원 올랐다.
해운대구 우동의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157㎡ 41층은 지난 21일 18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46층 물건이 15억원에 거래된 지 세 달여 만에 3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신고가 행렬은 부산 내 집값 선도지역이 아닌 자치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 3층 전용면적 69㎡는 지난 19일 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 물건이 지난 15일 5억7700만원에 거래된 지 나흘 만에 1300만원 올랐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 가락타운 2.3단지 아파트 11층 전용면적 84㎡는 지난 19일 2억52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2억5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또 다시 최고가에 손바뀜된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부산진구 당감동 개금주공3단지아파트 13층 전용면적 41㎡형이 2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부산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0.01%)은 물론 전국(0.12%)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셋째주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3%로 전주(0.18%)에 비해 0.05%포인트(p) 높아졌다. 특히 수영구(0.66%), 해운대구(0.52%), 연제구(0.48%), 동래구(0.34%)는 급등 수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중이다.
실제로 부산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한 정량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려면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한다. 부산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매매가격 변동률이 1.64%를 기록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1.39%)를 넘어섰다. 다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정량 요건을 갖췄다고 해도 현장 점검을 거쳐 지정했을 때의 풍선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산은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5000가구로 과잉공급 상태인데도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비규제지역 효과와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해운대 등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부산 내에서 규제지역으로 지정한다면 신고가 단지가 특히 많은 해운대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부산의 현재 아파트값 상승은 신축이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집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면서 사무공간이나 커뮤니티 등이 잘 갖춰지고 전망도 좋은 신축 아파트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집값이 계속 올라간다면 규제지역 재지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