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다음달 상하이-홍콩 증시 동시 상장
33억주 발행해 '39조원' 조달...IPO 역사상 '최고'
시가총액 355조…핀란드 GDP, 페이팔 시총 웃돌아
마윈 세계 11위 부자로...로레알 상속녀도 제쳤다
다음달 세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국 앤트그룹의 시가총액이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을 뛰어 넘을 전망이다. 지분 8.8%를 보유한 창업자 마윈은 세계 11번째 부자에 등극, 보유자산 기준으로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과 로레알 상속녀로 유명한 프랑수아즈 베텐코트 마이어스를 제치게 된다.
26일(현지시각) 앤트그룹은 이르면 다음달 상하이, 홍콩 증시에서 각각 16억7000만주를 신규 발행 한다. 공모가는 상하이 주식은 주당 68.8위안(1만1500원), 홍콩 주식은 80홍콩달러(1만1600원). 총 345억달러(38조9000억원)를 조달한다. 작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기록한 290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다.
이번 공모가를 기초로 한 앤트그룹의 시가총액은 3150억달러(355조원)로 추정된다. 핀란드, 이집트, 칠레의 국내총생산(GDP)을 웃돌고 기업 중에선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세계 최대 전자결제 업체인 페이팔 홀딩스, 미디어 대기업 월트디즈니보다 크다. IBM보다는 3배, 골드만삭스그룹보단 4배 큰 규모다.
지분 8.8%를 보유한 마윈은 세계 11위 부자에 등극하게 된다. 지분가치는 274억달러(30조9000억원)로 그의 자산은 716억달러로 늘어난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과 로레알(L’Oreal SA) 상속녀로 유명한 억만장자 프랑수아즈 베텐코트 마이어스보다 재산이 많은 인물이 된다.
앤트그룹이 역대 최고 금액을 주식시장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힐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상하이 주식 공모를 앞두고 기관 투자자는 회사 측이 제시한 물량보다 284배 많은 760억주를 신청했다. 홍콩 물량은 이미 너무 많은 주문이 들어와 당초 예정보다 하루 먼저 마감했다.
이번 IPO는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인 6, 8과 연관이 깊어 눈길을 끌었다. 앤트그룹의 상하이 증시 종목코드(ticker)는 688688, 홍콩은 6688이다. 앤트그룹 지분 3분의1을 보유한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종목코드는 9988이다. 앤트그룹의 상하이, 홍콩 증시 공모가도 6,8로만 구성돼 있다.
앤트그룹은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에서 분사한 모바일 결제 회사다. 알리페이 앱을 통해 모바일 결제는 물론 펀드 투자, 보험 가입, 세금 납부 서비스를 제공해 월간 이용자 수가 7억명에 달한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올해 9월까지 영업이익은 1182억위안(20조원)으로 작년보다 42.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