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속도… 업계는 부작용 우려 확산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20.10.25 08:00

    과방위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조기 처리"
    사실상 모든 앱마켓 등록 의무화 조항 논란
    게임사 "비용 부담 증가... 결제민원 처리도 부담"
    "中 게임 대거 등록 앱마켓 국내 진출 우려"
    구글 "전 세계 유례없는 법, 개발사·이용자만 피해"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를 견제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발의안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법안을 조기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인터넷업계를 비롯해 스타트업, 개발자 생태계에서는 구글의 시장지배적 행위를 견제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일부 조항에 대한 부작용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원욱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여러 과방위 위원님들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10월 23일까지 국감 이전에 상임위를 열어서 법안 소위와 상임위 열어서 통과시키자는 여야 간사와 저와의 합의 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안은 23일 처리되지 않았다. 국민의 힘 관계자는 11월 4일 예정된 관련 공청회의 의견도 들어보고 의견을 수렴한 뒤 법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원욱 위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국회 차원에서 인앱 결제 의무화를 막을 수 있는 법안 제정에 적극 나서면서 세계 최초로 구글의 인앱결제서비스에 법적으로 규제를 건 사례를 남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문제는 이번 발의안이 구글, 애플 등 해외 IT 대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 게임개발업체 등 콘텐츠 사업자와 소비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업계에서는 콘텐츠 기업을 비롯한 앱 개발자들과 공청회 등 논의를 통해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10월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구글 인앱 결제 시스템 강제를 막자는 취지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6건 발의된 상황이다.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거나 이를 실행하지 않을 시 부당하게 심사를 지연시켜서는 안 되며 거래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명시된 안도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의안은 모바일 콘텐츠를 앱 마켓에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즉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라가는 앱은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 등 다른 앱스토어들에도 똑같이 올려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두고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대형 기업에 맞서 원스토어 같은 앱마켓이 체급을 키워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건 맞지만, 개발사 입장에선 각각의 앱마켓에 맞게 앱을 개발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콘텐츠 사업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게 되는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 게임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각 앱마켓의 이용자 보유 수, 시장의 범위, 마켓 운영 정책, 수수료 정책 등이 각기 다름에도 불구하고, 게임업체가 원하지 않는 계약 상대방인 앱마켓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할 수 없어 계약의 자유 및 영업활동에 대한 선택권이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상인이 매장을 낼때 명동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을 선택하게 되는데 다른 시장에도 모두 매장을 내라고 하는 건 비용부담 증가는 물론 선택권 제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게임 앱 개발사들은 현재도 구글 결제시스템내에서 결제를 하도록 해 수수료 30%를 구글에 제공하고 있는데, 디지털콘텐츠로 인앱결제 대상이 확대된다고 게임 개발업체에도 새로운 규제가 추가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원스토어 이용 강제법’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구글플레이를 견제하기 위해 모든 앱마켓에 등록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차이나로이드’로 불리는 중국 앱마켓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게임이 대거 등록된 차이나로이드가 국내 앱마켓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구글플레이를 차단하고 있어, 바이두가 만든 앱마켓 등 다양한 차이나로이드가 경쟁하고 있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제 시스템과 관련한 개발사의 부담 가중과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선택권이 넓어지는 대신 제3자 빌링 시스템이 난무하게 되면서 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나 환불, 각종 민원 처리 창구가 제각각이라 소비자 피해도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와 개발사가 직접 해결해야하는데 대다수가 영세 사업자인 앱 개발사의 경우 이같은 민원에 대응할만한 여력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구글 역시 해당 법안이 '전 세계 어디에서도 통과된 적 없는 법안이며 이용자와 개발자에게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임재현 구글코리아 정책협력실 총괄 전무는 지난 22일 과방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많은 중소 개발사로부터 많은 우려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법안이 진행되게 된다면 이용자와 개발자에게 책임을 지키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사업 모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기왕이면 중소개발사를 비롯해 모든 생태계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쳐서 법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한국 앱이 4만 4000여개로 대부분 무료 앱이기 때문에 인앱결제 의무화 대상 확대로 영향을 받는 곳은 100여개로 전체의 1%, 매출기준으로는 2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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