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없고 명품은 갖고 싶어" 코로나에 비대면 '짝퉁' 판매 증가

조선비즈
  • 홍다영 기자
    입력 2020.10.19 11:24 | 수정 2020.10.19 13:06

    1억1000만원짜리 에르메스 위조품(짝퉁) 가방을 1300만원에 판매해 포르쉐를 타고 다닌 남매가 최근 관세청에 검거됐다. 블로그에서 주문을 받고 결제가 이뤄지면 중국 공장에서 짝퉁을 만들어 국제우편으로 들여오는 식이었다. 이 짝퉁 에르메스는 제품 구매가 까다롭고 대기가 길어 빨리 구매하고 싶어하는 의사, 교수 등 전문직 700여 명이 정가 290억원어치를 구매했다고 한다. 소비자 사이에선 "구매자 상당수가 정품과 섞어 드는 사람이었다" "매장에서 구하기 힘든 컬러나 소재, 1억원 주고 사긴 아까운 제품을 짝퉁으로 구매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러스트=안병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늘며 온라인에서 짝퉁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명품으로 코로나 블루(우울증)는 해소하고 싶은데 막상 돈은 없는 이들이 짝퉁으로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짝퉁 판매자들이 정품과 동일한 품질이라고 광고하는 탓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심리가 발동하기도 한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규민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번개장터,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짝퉁 21만8170건이 적발돼 판매가 중단됐다. 제품은 가방(31.7%), 의류(26%), 신발(18.1%), 지갑(6.3%), 시계(5.6%) 순이었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 건수는 1만276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4% 증가했다.

    인스타그램에 짝퉁 해시태그(검색을 편하게 하는 # 표시)는 9만개가 넘는다. 올해 가격 인상을 앞두고 오픈런(open run·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쇼핑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을 일으킨 샤넬백, 에르메스 버킨·켈리백 등을 놓고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명품" "18k 도금" "레플리카(replica·가품)도 급이 있다" "퀄리티가 다른 독점 미러급" "100% 수작업"이라며 짝퉁을 판매한다. 이런 행위는 상표법 위반에 해당한다.

    샤넬 핸드백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 /트위터 캡처
    기존 인터넷 쇼핑몰은 판매자가 짝퉁으로 의심되는 제품을 올리면 브랜드 본사에 감정을 의뢰하거나 신고 창고를 통해 짝퉁 판매를 막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해외 직구 상품을 대상으로 제품 수령 후 7일 이내 무료로 감정해주는 명품 감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품이면 보증서가 발급되고 가품이면 구매 금액의 200%를 환불해주는 식이다.

    그러나 소셜미디어(SNS)는 블로그 등에서 홍보하고 카카오톡과 비밀 댓글로 상담하며 모바일 송금 서비스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 개인과 개인의 거래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어도 중간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소비자가 직접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에 특허청은 온라인에서 짝퉁을 판매하면 즉각 게시글을 삭제하고 사이트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상습 판매자는 상표특별사법 경찰이 집중 수사해 짝퉁 유통을 차단한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우선 피해자에게 보상하고 이후 해당 판매자에게 구상권(求償權)을 청구하는 식으로 소비자가 쉽고 빠르게 피해를 보상받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코로나로 온라인에서 위조 상품 유통이 급증하고 있는데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직과 인력을 확대해 온라인 거래의 공정한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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