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의 여성 홀대… 소속 위원회 女위원 비율 규정 미달

조선비즈
  • 이종현 기자
    입력 2020.10.19 13:00

    금융위원회 소속 정부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이 3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평등기본법은 정부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이 40%를 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일 금융위가 국회에 제출한 '최근 3년간 내부 각종 위원회 구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 소속 정부위원회 11개에서 활동하는 위촉직 위원은 모두 68명이다. 이 중 여성 위원은 20명에 불과해 여성 비율이 29%에 그쳤다.

    정부위원회는 정부 소속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가 특정 업무를 위해 함께 활동하는 위원회를 뜻한다. 금융위 소속 정부위원회 중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등이 있다. 이 외에도 공인회계사자격제도심의위원회, 보험조사협의회 등 특정 금융업의 필요에 맞춰서 만들어진 정부위원회도 있다.

    금융위 소속 정부위원회 중 하나인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 모습. /금융위
    양성평등기본법 제21조는 정부위원회를 구성할 때 위촉직 위원의 특정 성별이 6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여성 위원 비율이 40%를 밑도는 경우는 법을 어긴 셈이 된다. 중앙행정기관 소속 503개 정부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은 평균 41.9%로 법을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 소속 정부위원회는 여성 위원 비율이 29%에 불과했다. 특히 11개 정부위원회 중 2곳은 아예 여성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6명의 위촉직 위원이 모두 남성이었고, 증권선물위원회도 3명의 위촉직 위원이 모두 남성이었다. 이 비율을 밑돌 경우 여가부가 시정조치 요구할 수 있고 해당 부처는 여가부에 시정조치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데, 별도로 처벌 조항은 없다.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15명의 위촉직 위원이 있는 대형 위원회인데도 불구하고 여성 위원은 단 두명 뿐이었다.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금융회사나 핀테크 업체가 제출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심사하는 곳이다. 사회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위원 구성은 구태의연한 모습이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혁신금융심사위원 대부분이 남자 교수들인데다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정부 부처 위원들도 모두 남자들이었다"며 "핀테크 업계에선 남자들만 가득한 회의는 보기드문 모습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여성 홀대는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금융위는 2018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1~2급)이 한 명도 없었다. 인사혁신처는 중앙부처에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을 2022년까지 10%로 높이라고 권고했는데, 금융위는 고위공무원에 임명할 여성 인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금융위는 작년 7월 대변인(국장급)을 외부 채용하는 방식으로 여성 고위공무원을 그야말로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금융위의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은 5.9%로 중앙부처 평균(7.9%)을 밑돈다.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도 10%에 불과하다. 지난해 129개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이 21.1%였는데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은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성 고위공무원 부족은 금융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력이 적었던 재경직 공무원 사회 전반의 문제"라며 "금융권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도 여성 인력이 크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 금융회사에서는 최근 들어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나오는 등 여성 인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7일 유명순 기업금융그룹장을 차기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첫 여성 시중은행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나생명도 조지은 부사장을 차기 사장에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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