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해충'된 지렁이… "오염된 흙 먹고 나노플라스틱 만든다"

조선비즈
  • 김윤수 기자
    입력 2020.10.19 12:00

    몸속에 쌓이고 영향 규명 어려운 미세플라스틱
    이보다 더 작고 위험한 나노플라스틱될 가능성
    "지렁이, 미세플라스틱 먹고 나노플라스틱 배출"

    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분변으로 나노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모습. 오른쪽 아래는 연구팀이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지렁이 분변 속 나노플라스틱./한국연구재단 제공
    땅속을 돌아다니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지렁이가 오히려 토양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람이 버린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후 더 해로운 ‘나노플라스틱’으로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안윤주 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렁이 섭취 활동에 의한 토양 내 나노플라스틱 발생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입자 크기가 5㎜ 미만으로 작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를 통해 사람의 몸속에 쌓일 수 있고 그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2014년 ‘UN 환경프로그램’은 미세플라스틱을 국제 환경 문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나노플라스틱은 이보다도 5만분의 1에 불과한 크기를 갖고 있어 위험성 우려도 더 높지만, 관련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지렁이가 나노플라스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토양을 섭취해 배출하는 과정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토양에서 3주간 배양한 지렁이의 분변을 채취해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보다 작은 입자들이 생겨났고, X선 분석 결과 이것이 나노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이미 환경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더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미세플라스틱 오염 관리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지렁이의 토양 섭취와 배설 활동으로 더 미세화된 나노플라스틱이 토양 환경으로 노출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며 "향후 나노플라스틱 연구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지난달 1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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