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유해가스 탐지 로봇 뜬다… 샌드박스 심의委 추가 승인

조선비즈
  • 정민하 기자
    입력 2020.10.19 10:30

    공장 수십 개가 들어선 산업단지 주변. ‘가스 냄새가 난다’는 주민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됐지만, 확인된 유해가스는 없었다. 그래도 산업단지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율주행형 가스 순찰 로봇을 운영하려 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다. 로봇은 ‘차(車)’로 분류돼 단지 내 보도를 순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산업단지 주변 유해가스 누출을 실시간 탐지해 인근 주민의 화학물질 누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냄새 맡는 로봇’이 24시간 순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샌드박스 심의위원회가 2년간 특례를 부여해 실증테스트를 허락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산업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유해화학물질 탐지용 실외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한 파워뱅크, 의료폐기물 멸균분쇄기 등 3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샌드박스는 혁신제품 출시를 위해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신속확인· 실증특례·임시허가·적극행정으로 나뉘는데 이 중 실증특례는 현행법상 금지될 경우 규제를 유예하고 일정 기간 제한 구역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존 실내용 자율주행 순찰로봇(왼쪽)과 도구공간이 개발한 실외 자율주행 순찰로봇(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의에 따르면 스타트업 ‘도구공간’이 개발한 자율주행 순찰로봇은 산업단지 주변을 돌며 유해가스 누출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로봇에 부착된 센서를 활용해 오존(O3), 이산화황(SO2), 이산화질소(NO2) 등 6종의 유해가스 누출 여부를 24시간 감지해 관제센터에 실시간 전달한다. 또 주거지역 내 화재 단속, 밤길 지킴이 등의 경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특례심위위는 실시간 가스누출 점검에 따른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폭력·화재 단속 등 도시 치안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감안, 실증특례 승인을 의결했다. 현행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해 보도 및 횡단보도를 달릴 수 없고, 개인정보보호법상 순찰 활동에 사용되는 영상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취득할 수 없다.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는 "기존 실내 순찰 로봇에 실외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가스 감지, 범죄예방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의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방역,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로봇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굿바이카 ‘캠핑용 파워뱅크’.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다 쓴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변환한 캠핑용 파워뱅크도 시장 테스트에 들어간다. 굿바이카는 현대 코나 등 전기차에서 사용 후 폐기된 배터리에 재사용 기술을 접목해 캠핑용 파워뱅크로 탈바꿈했는데, 최장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일반 가정용 파워뱅크 대비 30% 이상 저렴하다.

    현행법상 전기차는 보조금을 지원 받으므로 폐차 시 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해야 해 재사용이나 성능안정성 기준 등이 부재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에 대한 자연 순환 및 환경보호 효과를 감안해 실증 특례가 의결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는 오는 2029년 약 7만8000개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환경부와 국표원이 배터리 재사용 제품에 대한 성능 및 안정성 기준을 마련하는 데 이번 실증 결과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병원용 ‘의료폐기물 멸균분쇄기’<사진>도 실증특례를 받았다. 각종 주사기, 링거, 수술 도구 등 의료폐기물 발생을 해당 기기에 투입해 즉시 분쇄 후 소독제로 멸균하는 방식으로 의료폐기물을 병원 내에서 처리할 수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증기, 열관, 마이크로웨이브 등 3가지 멸균분쇄방식만 가능하지만 심의위는 의료폐기물 발생 현장에서 즉시 멸균분쇄 처리가 가능해 보관 및 운반 시 감염 위험이 없고 국내 의료폐기물 적체 해소가 기대된다며 2년간의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다만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 전문 검증기관의 면밀한 안전성 검증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산업부 샌드박스 심의위는 이외에도 △수소전기트램 상용화를 위한 주행시험 △QR코드 인식 기반의 스카트 주차로봇 서비스 등 6건에 실증특례를, △플랫타입 케이블 및 코드탈착형 멀티탭 등 배선기구 1건에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자율주행 순찰로봇이나 의료폐기물 멸균분쇄기는 국민 안전과 생명에 도움이 될 만한 혁신 제품"이라며 "전기차 폐차시점 도래로 올해부터 배터리 재사용 문제가 본격화할 예정인데 전기차 배터리 리사이클링 제품 실증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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