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어 신세계도 '쓱'... 유통공룡이 오픈마켓에 뛰어드는 이유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20.10.18 07:00

    직매입·오픈마켓 투트랙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
    네이버·쿠팡이 이끄는 오픈마켓, 우수 셀러 유치가 관건

    롯데에 이어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오픈마켓에 진출한다./SSG닷컴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잇달아 오픈마켓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쓱닷컴)은 올 연말 오픈마켓 전환을 목표로 입점 사업자(셀러)를 모집 중이다.

    오픈마켓은 여러 판매자가 모여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로, 유통업체가 물건을 사 마진을 받고 소비자에게 되파는 직매입 쇼핑몰과 달리 입점업체에게 수수료(중개료)와 광고비 등을 받아 수익을 낸다. 쿠팡, G마켓, 11번가 등이 대표적이다.

    SSG닷컴은 앞서 지난 2월 이용약관에 ‘통신판매중개서비스’를 추가하고,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업 등록 승인을 받으며 오픈마켓 사업을 준비해 왔다. 회사 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직매입과 오픈마켓 등 판매 방식의 경계가 사라지는 추세인 만큼, 판매자들의 입점 문턱을 낮춰 상품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 왜 오픈마켓인가?

    유통 대기업들이 오픈마켓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품목이 제한적인 직매입 쇼핑몰과 달리, 오픈마켓에선 다양한 셀러를 모아 상품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상품과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는 SSG닷컴은 현재 1000만 여개의 상품을 취급한다. 반면, 오픈마켓인 쿠팡(2~3억개)과 지마켓(1억개)이 취급하는 품목 수는 그의 10~30배에 달한다. 출범 초(4월)부터 오픈마켓을 병행한 롯데온(7500만개)과 비교해도 SSG닷컴의 상품수는 현저히 적다. 앞서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도 직매입과 오픈마켓를 병행해 덩치를 키운 바 있다.

    쿠팡에서 라면을 검색하니 28만8000여개 상품이 검색됐다. 롯데온에서는 6만3000여개가 검색됐다./쿠팡
    상품 수 증가로 트래픽이 증가하면 광고 수익도 늘릴 수 있다. 실제 상위 오픈마켓 업체는 전체 매출 중 절반을 광고 사업으로 번다. 11번가의 경우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인 3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베이코리아도 매출 절반이 광고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광고로 연간 1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다.

    유통 규제도 피할 수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를 기반으로 신선식품 및 생필품을 판매하는 롯데온과 쓱닷컴은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따라 의무휴업일엔 상품을 배송하지 못한다. 반면, 통신판매중개업인 오픈마켓엔 이런 규제가 없다. 오픈마켓 입점 업체들은 언제든 주문과 배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픈마켓을 활성화 해 의무휴업일 준수로 발생하는 서비스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거라는 평이다.

    ◇ 진입은 쉽지만, 성공은 어려운 오픈마켓

    SSG닷컴은 구체적인 오픈마켓 운영안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마켓 플레이스를 따로 운영하기보다 기존 사이트에서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본다. 롯데온도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컨대 ‘뉴발란스 운동화’를 검색하면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오픈마켓 입점 업체의 상품이 동시에 검색되는 식이다.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병행하는 롯데온./웹사이트 캡처
    때문에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자사 입점사의 상품과 오픈마켓 상품이 경쟁 구도에 놓이면, 결국 자사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마켓에서 종종 발생하는 가품 판매나 가격 뻥튀기 논란에 휘말릴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마스크 공급 부족을 틈타 오픈마켓에서 마스크 가격 뻥튀기 판매가 성행했는데, 이 같은 일이 롯데온이나 쓱닷컴에서 발생하면 오프라인 점포는 물론 기업 이미지까지 훼손할 거란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오픈마켓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 중인 것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시장에 제대로 올라타기 위해서는 오픈마켓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프라인 사업보다 마진이 적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한 상황.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수수료는 평균 10%대로, 30%대의 수수료를 받는 오프라인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며 "유통 대기업들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구조를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우수한 사업자를 유치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오픈마켓 업체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성패는 셀러에 달렸다"며 "무작정 상품수를 늘리기 보다는 고객을 몰고 다니는 사업자를 입점시켜야 거래액을 늘리고 광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우수 셀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력적인 혜택과 지원 서비스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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