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원 규모 라임 사모사채·메자닌펀드, 先보상·後정산키로

조선비즈
  • 이종현 기자
    입력 2020.10.19 06:00

    전체 라임펀드의 4분의 3… 연내 분쟁조정위 열릴 듯

    금융감독원이 환매 중단된 라임펀드의 빠른 손해배상을 위해 추정 손해액에 기반한 사후정산 방식의 분쟁조정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 전체가 아니라 사모사채 펀드와 메자닌 펀드만 새 분쟁조정 제도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B증권이 사후정산 방식의 분쟁조정 제도를 환매 중단된 라임펀드에 적용하는데 합의했다. 금감원과 우리은행, KB증권은 새 분쟁조정 제도를 라임펀드 피해자 구제에 쓰기 위해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사후정산 방식의 분쟁조정은 금감원이 가보지 않은 길이다. 현행 분쟁조정 제도는 손해액이 확정돼야 한다. 라임펀드는 2025년에나 완전히 청산되기 때문에 현행 제도 아래서는 그 전에 분쟁조정을 통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손해액이 확정되기 전에 추정 손해액을 기반으로 판매사가 먼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뒤에 추후 손실이 확정되면 사후에 정산하는 새로운 분쟁조정 제도를 구상했다.

    당초 라임펀드 판매사들은 새 제도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추정 손해액에 기반해 피해를 보상하는 방식은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자칫 배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추정 손해액이 확정된 손해액보다 적으면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고객이 돈을 주지 않고 버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판매사 가운데 우리은행과 KB증권이 새 제도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금감원은 두 판매사의 라임펀드 판매액이 많기 때문에 새 분쟁조정 제도의 대표 사례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새 분쟁조정 제도가 모든 라임펀드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금감원은 새 분쟁조정 제도를 적용하려면 ▲운용사·판매사 검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자산실사 완료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손해추정이 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매 중단된 라임 모(母)펀드는 모두 네 가지인데, 이중 해외무역금융펀드는 지난 6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인정해 이미 전액 배상 결정이 난 상태다. 나머지 3개 모펀드 중 금감원이 제시한 조건에 부합하는 건 '플루토 FI D-1호(국내 사모사채)'와 '테티스 2호(국내 메자닌)' 펀드다. 해외 무역채권에 투자하는 'Credit Insured 1호'는 자산실사가 지연되고 있어 추정 손해액 산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사모사채와 메자닌에 투자한 두 펀드의 설정액이 전체 라임펀드의 4분의 3에 달하기 때문에 새 제도가 도입되면 피해자의 손실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4개 라임펀드의 투자액은 1조7226억원인데 이 중 사모사채와 메자닌 펀드의 투자액은 1조2354억원에 달한다. 사모사채에 투자한 펀드의 설정액이 9391억원으로 가장 많고 메자닌 펀드 설정액이 2963억원으로 그 다음이다.

    새 분쟁조정 제도에 참여하기로 한 우리은행은 사모사채 펀드 설정액이 2880억원, 메자닌 펀드 설정액이 300억원이고, KB증권은 사모사채 펀드 설정액이 449억원, 메자닌 펀드 설정액이 190억원이다.

    감원은 피해자의 빠른 손실 보전을 위해 마련한 제도인 만큼 올해 안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수 있도록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월 중에 판매사와 피해자간 협의를 마치고 분쟁조정안을 마련해 가급적 올해 안에 분조위까지 개최하려고 한다"며 "분조위에 올리지 않은 나머지 건은 DLF 때처럼 자율조정 방식으로 배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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