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간부 비율 3.5% '남초 공정위'… 허리급 '女파워'는 든든

입력 2020.10.18 07:00

경제부처 중에서도 남초 집단으로 꼽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최근 여성 공무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무직인 위원장을 제외하면 일반직 공무원으로는 공정위 여성 최초 고위공무원(2급 이상) 탄생이 기대되는 상황인데다, 후임 과장들도 각국 주요 보직에 올라 뛰어난 사건 해결 능력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조성욱 위원장을 제외하면 현재 국장급 고위공무원에 여성이 1명도 없을 정도로 남성 위주의 집단이다. 행시 재경직이 많은 경제부처 특성상 남성 합격자가 대다수였고, 여성의 입직이 본격화된 것이 오래되지 않은 영향이다. 3급 이상 중 여성 비율은 위원장을 제외하면 전체 28명 중 1명(3.5%)에 불과하다.

그래픽=정다운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공정위에 등장한 여성 합격자들의 약진이 시작되면서 유리천장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과장급 공무원(3급·4급)으로 실무를 지휘하며 조직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다.

공정위 최초 여성 국장으로 유력한 인물은 공정위 이순미 기획재정담당관(행정고시 40회·3급 부이사관)이다. 이 담당관은 1997년 여성으로는 처음 공정위에 입사해 직접 유리천장을 깨 온 인물이다. 기획재정담당관은 국회를 상대하며 공정거래 3법 등 법 통과와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로 본부 핵심 요직 중 하나로 꼽힌다. 여성이 기획재정담당관을 맡은 것은 공정위 역사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이 자리를 지내면 이듬해 국장(2급)으로 승진한다.

향후 부이사관(3급) 승진을 앞둔 행시 41-42회 여성 과장들의 활약상도 두드러진다. 현재 본부와 지방 사무소를 합쳐 과장직은 전체 56명 중 10명(17%)이 여성이다. 이들은 각국에서 주요 보직을 맡고, 공정위 주요 이슈를 핸들링하며 사건 해결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민혜영 기업집단국 공시점검과 과장(42회)은 공정위 올해 최대 과징금인 SPC(675억원) 사건을 맡았다. 증거 미비로 총수 고발로 이어지지 않은 미래에셋대우(006800)사건이나 무혐의 판결이 나온 한화(000880)사건 등 공정위가 처리한 올해 다른 일감 몰아주기 사건과 달리 총수 및 법인 고발로도 이어졌다.

장혜림 제조업하도급과장(41회)은 공정위가 올해 집중한 조선업 하도급 갑질 사건을 맡아 현대·삼성중공업에 과징금을 물렸다. 구성림 지주회사과장(49회)도 공정위 주요 이슈인 지주회사의 기업형벤처캐피탈(CVC) 보유 입법화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구 과장의 이전 보직은 소비자안전과장으로 유튜브 뒷광고를 제재하는 심사지침 개정을 마무리하고 자리를 옮겼다. 문종숙 기술유용감시팀장(48회) 역시 기업들의 기술유용사건을 처리하는 곳으로 요직으로 꼽힌다.

여성 공무원들의 활약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과장 승진을 앞둔 각국의 총괄계장(서기관) 자리는 여성 비율이 절반에 달할 정도다. 구지영 심판관리관실 총괄서기관, 임선정 시장구조개선정책관실 서기관등을 비롯해 시장감시국, 기업거래정책국 등에서도 여성 서기관이 총괄하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총괄서기관은 각국의 에이스 서기관들이 담당하는 자리로 과장 승진을 앞두고 가는 자리다. 5급 여성 공무원 비율은 이미 전체의 절반(40%)에 가까운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부처 특성상 고위공무원 비율은 적지만, 점차 여성 비율이 늘어나며 현재 여성 과장이나 서기관들이 주요 보직에서 많은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 인재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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