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중소기업 특공이 부추긴 세대 갈등… "50대는 돼야 받겠네요"

조선비즈
  • 고성민 기자
    입력 2020.10.16 14:00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중소기업 특별공급’ 배점 기준이 바뀐 것에 대해 수요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또다른 세대 갈등이 일어날 조짐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을 비롯한 강남권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3일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주택 우선공급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주 중 개정안을 고시하고, 내년 1월 중순쯤 개정법을 시행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특별공급은 중소기업에 5년 이상 근무한 장기 근속자에 대해 국민주택이나 전용 85㎡ 이하 민영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제도다. 서울에선 대체로 50~60점이 당첨 커트라인인데, 인기 지역은 당첨 커트라인이 60~70점까지 형성된다.

    지난 7월 특별공급 신청을 받은 서울 양천구 ‘신목동파라곤’의 당첨 커트라인은 주택형별로 68~69점이었다. 같은달 공급된 서울 광진구 ‘자양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커트라인은 주택형별로 71~73점에 달했다.

    이번 개정안은 중소기업에서 오래 근무할수록 아파트 당첨에 유리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장기 재직자를 우대하고자 재직기간 배점을 확대한다"고 했다.

    기존 배정 방식은 총 100점 만점. 재직기간 60점, 제조업 가점 5점, 훈·포장과 표창·상장 등 5점, 기술·기능 인력 가점 10점, 국가기술자격 가점 5점, 뿌리산업 업종 5점, 미성년 자녀 점수 5점, 주택 건설 지역에 재직하는 근로자에 대한 가점 5점 등이다.

    개정안은 총 110점 만점이다. 기존과 비교하면 △재직기간 점수가 총 75점으로 15점 높아졌고 △무주택 가점 5점이 신설됐다. △기술·기능 인력 가점은 10점에서 7점으로 3점 낮아졌고 △국가기술자격 가점은 5점에서 3점으로 2점 낮아졌다. △뿌리산업 업종 5점은 제조업 가점으로 포함되며 삭제됐다. 나머지 항목의 점수는 기존과 동일하다.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중소기업 재직기간 총점이 60점에서 75점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오래 근무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다. 예컨대 한 중소기업에서 20년 연속 근무한 근로자는 기존 법에 따르면 재직기간 점수가 만점(60점)이었지만, 개정법에선 총 25년을 근무해야 만점(75점)을 받는다.

    세부적으론 재직기간 점수를 산정하는 방법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현재 근무 중인 중소기업의 재직기간 1년마다 3점 △이전에 근무한 중소기업 재직기간 1년마다 2점이 주어졌다. 개정안은 1년 이상 근무한 중소기업에서 재직한 기간을 모두 합한 연수(年數)마다 3점이 주어지도록 했다. 대신 이전에 재직한 중소기업의 수에 2를 곱한 값을 뺀다.

    개정법에 대해서 40대 이하 중소기업 근로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높다. 점수 산정 방식을 바꾼 것은 세부적인 변화인데, 재직기간에 따른 총점이 변한 것은 당락을 바꿀 수 있어서다.

    수요자 사이에서는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정책이 노인 정책으로 둔갑했다", "꾸준히 한 회사에서 20년 근속해 40대쯤 당첨을 꿈꿨는데, 개정안은 정년퇴직을 앞두고 아파트를 분양받으라는 것이냐", "기사 자격증에 중소기업청장 표창까지 받으며 가점을 높였는데, 개정안을 보고 억장이 무너졌다", "근속기간 말고는 변별력이 없어졌다", "차라리 무주택 가점을 더 확대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등 불만이 나오고 있다.

    반면 개정안으로 가점이 오를 50대 장기근속 근로자 이상에서는 "본인들 점수가 낮아졌다고 무조건 잘못된 정책이냐", "장기 근속자에게 혜택을 더 주는 것은 법취지에 맞는 것"이라는 등 반론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우선공급자로 추천받은 후 미청약하는 경우 이후 중소기업 특별공급에서 최대 10점의 감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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