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폐쇄 클라우드 운영 중인 SK하이닉스, MS 클라우드 적용하고
MS는 하이닉스서 서버 반도체 구입하는 '기브 앤 테이크' 딜
거래 규모 3조 추정도… "AI 비즈니스 추진하고자 하는 SK그룹의 큰그림?"

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서버용 메모리반도체를 납품하고 MS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빅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아마존에 이어 세계 2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다. 이번 딜은 이석희(사진) SK하이닉스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부터 MS와 이 같은 내용의 딜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역시 최근 MS 클라우드를 적용하기는 했지만 두 회사가 거래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제조업체와 클라우드 업체가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 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클라우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MS와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를 대체할 수 있는 큰 고객사를 확보하고자 하는 SK하이닉스의 절박함이 서로 맞아떨어진 윈윈(win-win) 딜"이라고 했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전체 클라우드 시장에서 MS는 점유율 18%로 1위 아마존(33%)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이번 딜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매출(26조9907억원)의 10%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 측은 그러나 "MS와의 계약 진행 여부, 규모, 시기 등 고객사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는 공정 관련 기밀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폐쇄형 클라우드를 구축, 데이터를 저장·관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내부적으로 MS 클라우드 사용, 용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MS와 TSMC 협력 사례가 부각되고 있다. 양사는 별도 이노베이션랩을 공동 구축, MS 클라우드를 반도체 설계 환경을 최적화시켜나가는데 활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SK그룹이 AI(인공지능) 솔루션을 비즈니스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에서 나오는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를 솔루션화할 수 있는 글로벌 규모의 클라우드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했을 수 있다"고 했다.

MS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