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1주택' 법제처장 일가족 회사 주소지는 '੦੦공인중개사'

조선비즈
  • 김명지 기자
    입력 2020.10.12 10:44 | 수정 2020.10.12 11:11

    이강섭 법제처장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배우자가 보유한 서울 강남 개포주공아파트를 "실거주 목적으로 샀다"고 했다가 야당의 "실거주한 적이 있느냐"는 추궁에 "앞으로 실거주하겠다는 것"이라고 슬그머니 말을 뒤집었다. 실거주할 목적으로 샀지만, 18년동안 전세만 줬단 것이다. 이 아파트는 올해 초 철골을 부수고 신축 아파트 착공에 들어갔다. 이 처장은 "투기가 아니다"라고 맞섰지만, 이 처장 일가족은 '개포주공'이 아닌 신축아파트에나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처장은 재건축 아파트와 별개로 아내와 딸 명의로 50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장인이 대표이사인 H 부동산투자회사의 대주주(지분율 약 20%)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 회사의 주소지는 경기도 성남 신흥동의 '੦੦공인중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사와 같은 주소를 쓰면서 사무실을 운영하는데, 직원은 상주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건물은 이 처장의 처남이 2006년부터 소유하고 있다. 성남 신흥동은 이 처장의 배우자가 재건축 투자로 보유한 신축아파트 상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이 처장의 아내가 소유한 서울 역삼동 상가의 동일 건물 내에는 이 회사가 소유했던 상가도 함께 입주해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두고 '1주택자라더니 부동산종합선물세트'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이 처장 측은 아내 명의의 다수의 상가 등이 문제가 되자 "아내는 장인의 개인 재산을 증여받은 것일 뿐"이라며 "국민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지난 8월 14일 이 처장을 포함한 차관급 9명의 인사를 할 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발탁된 차관급 인사는 모두 1주택자"라며 "(앞으로 다주택 여부가) 도덕성 검증의 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처장은 재산이 99억원에 달하지만, 아파트는 한채 뿐이라고 홍보됐다.

    이 처장이나 처가의 부동산투자회사 운영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발견된 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처장은 청와대가 임명 당시 '1주택자'라고 추켜세웠던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실제로는 수십억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일가족이 부동산투자 및 중개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허탈감과 충격을 안겨준다.

    애초 국민은 고위 공직자를 1주택자로 뽑으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청와대 스스로 "1주택은 정부부처 인사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은 부동산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며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았다. '범죄자'라고도 했다.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다주택이면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을 펴는 공직자의 선발 기준에 '1주택'을 넣은 것 자체가 코미디 같은 일이다. 이런 황당한 공직자 선발 기준 때문에 이 처장의 사례처럼 현 정부의 인사 코드는 '아무리 부동산이 많아도 주택만 한채면 된다'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현 정부는 안 그래도 인재 풀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청와대는 지금쯤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이런 내로남불을 참을 수 있는 국민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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