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 '코로나' 검출한다… 바이러스 고농축 기술 국내서 개발

조선비즈
  • 김윤수 기자
    입력 2020.10.05 11:07 | 수정 2020.10.05 14:59

    황정호 연세대 교수팀, 10분 만에 300만배 농축
    "기존 10시간 걸리던 일… 현장 모니터링 가능해져"
    장재성 UNIST 교수팀도 전기력 기반 시스템 개발

    ‘현장형 공기 중 바이러스 포집 및 농축 통합시스템’ 시제품(왼쪽)과 농축 전후의 바이러스들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오른쪽). 오른쪽 위는 코로나바이러스(HCoV-229E), 아래는 A형 독감 바이러스./황정호 교수팀 제공
    공기 중에 떠다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빠르게 농축시켜 검출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연이어 개발되고 있다.

    황정호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를 포함한 코로나바이러스(HCoV-229E)와 A형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10분만에 포집·농축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지난달 26일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발표했다.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김형래 연구원은 5일 "공기 중 바이러스는 농도가 너무 낮아 검출이 불가능하다"며 "검출 가능한 수준으로 농축하려면 10시간 넘게 걸리는데, 본 기술을 통해 10분으로 단축시켰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공기 1세제곱미터(㎥) 부피 속 바이러스의 수는 1000개 정도가 일반적이다.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등으로 검출 가능한 최소한의 숫자는 이보다 100만배 많다. 방역현장에서 공기 중 바이러스 농도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고농축 기술이 필요하다.

    시스템의 핵심인 ‘유체채널’. 관 내벽에는 자성입자(노란색)가 붙어있어, 지나가는 바이러스를 끌어당긴다./황정호 교수팀 제공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섞인 공기를 빨아들인 후 자석의 힘으로 바이러스만을 수집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공기포집기를 통해 공기와 함께 포집된 바이러스는 ‘유체채널’이라는 관을 지나게 된다. 관 내벽에는 ‘CMPs’라는 자성입자들이 붙어있다. 이 입자는 관을 지나는 여러 입자 중 바이러스만 끌어당긴다. 이를 통해 공기 중보다 300만배, PCR로 검출 가능한 최소치보다 3배 높은 농도로 바이러스를 농축할 수 있다.

    연구팀이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곳과 비슷한 수준의 바이러스 농도를 조성한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 10분 만에 이 과정을 끝낼 수 있었다. 이렇게 얻은 바이러스는 PCR 등 상용 센서로 2시간 내 검출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미 가로·세로·높이 수십 센티미터(cm) 크기의 시제품 형식으로 개발된 만큼 상용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황 교수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현장에서 공기 중 코로나19, 독감의 신속한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며 "뚜렷한 예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감염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유사한 연구성과가 있었다. 장재성 UN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기력을 이용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농축하고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환경공학 분야 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진공청소기처럼 공기를 빨아들이는 기존 포집 장치가 코로나19, 독감 바이러스와 같은 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입자는 제대로 포집하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했다. 물리적인 힘이 아닌 전기력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공기 중 A형 독감 바이러스를 99% 이상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와 비슷한 크기와 구조, 같은 외피를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포집·농축 후 진단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하기 위해 PCR을 대체할 ‘종이 면역 센서’ 방식도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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