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금 52조원 중 대토보상액 2조6000억원, 부동산 투기 막아야”

조선비즈
  • 김민정 기자
    입력 2020.10.04 11:56

    2007년 이후 정부와 지자체가 전국에 지급한 52조원의 토지 보상금 가운데 대토 보상액이 전체의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전체 토지 보상금 52조9950억원 가운데 대토 보상이 이뤄진 액수는 2조5983억원으로 5%에 불과했다. 대토 보상을 받은 사람은 2101명으로 전체 토지 보상을 받은 8만5856명 중 2.4%로 집계됐다.

    대토 보상은 각종 공공사업에 편입되는 토지에 대한 토지 보상금을 현금 대신 개발된 땅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낮은 대토 보상률은 토지 보상을 땅 대신 현금으로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대토 보상이 아닌 현금 보상이 이뤄질 경우 이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토지 및 주택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경기 하남 교산 신도시가 들어설 천현동, 교산동, 춘궁동 일대의 지난 3월 17일 모습. /장련성 기자
    실제로 지난 2006년 상반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에서 시행한 131개 사업지구에서 6조6508억원의 토지 보상금을 수령한 1만9315명과 그 가족의 부동산 거래내역을 조사한 결과 전체 토지 보상금 수령자의 20.6%(3987명)가 2조5170억원(보상총액의 37.8%)을 부동산 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의 가족 2287명도 7355억원 규모의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보상금을 받은 이들은 수도권 부동산 거래에 사용한 1조6091억원 가운데 82.4%인 1조3251억 원을 토지 보상금으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병훈 의원은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택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풀리게 될 수십조원 규모의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투기자금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유명무실하게 운영되어온 대토 보상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국토교통부가 민간으로 흘러 들어간 토지 보상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정기적으로 조사해 보상제도를 개선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과거 보상금 수령자와 가족에 대한 부동산 거래내역을 연 2회(반기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국세청에 통보해 보상자금 상시 감독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2006년 7월부터 12월까지 토지 보상금을 수령한 이들을 대상으로 2007년 8월 중 2차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다르게 국토교통부는 이후 단 한 번도 토지 보상금 수령자에 대한 토지 보상금 사용내역이나 부동산 거래내역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병훈 의원은 "지난 13년간 대토 보상제도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투기에 활용되는 것을 막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면서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부동산감독기구 등을 이용해 과거 국민에게 약속했던 토지 보상금 상시 감독체계를 재구축해서 수십조원의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 투기자금으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의원은 "대토 보상 비율이 높았던 사업지구를 대상으로 대토 보상 제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를 진행해 제도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