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부동산] ⑥침체 이어졌던 강원·제주, 상승 반전할 수 있을까

조선비즈
  • 유병훈 기자
    입력 2020.10.04 06:00 | 수정 2020.10.04 09:04

    [편집자주]
    다주택자와 법인 투자자의 세금을 강화한 7·10 대책 이후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한 차례 바뀌었다. 주택을 추가매수 하려는 움직임이 줄면서 일부 지역은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하지만, 소위 핵심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더 강해지면서 신고가로 거래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전세시장의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흘러갈까. 서울과 수도권, 지방 부동산의 흐름을 예상해봤다.

    강원과 제주는 올해 비교적 약세를 보였던 지역이다. 두 지역 모두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고 광역시급 중심지가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와 추석 이후 조정기를 끝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시 전경/조선DB
    ◇ 강원 상승 기대감 솔솔, ‘미분양 재고’는 부담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강원의 아파트 가격은 보합 내지 약보합세를 보였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강원 아파트값은 올 들어 0.09% 상승했지만, KB리브온에 따르면 0.28% 하락했다.

    법인 투자자와 다주택자의 세율 강화를 골자로 한 6·17 대책과 7·10 대책에 투자수요가 빠지는 모습을 보인 지역도 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원주의 7월 외지인 투자는 294건으로 6월(460건)보다 40% 감소했고, 법인 매수도 6월 330건에서 52건으로 85%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원주의 7월 아파트 가격은 감정원 기준 1.00% 상승했다. 강원 지역 내 수요가 살아난 덕분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처음엔 외지인·법인 투자수요가 마중물 역할을 했지만,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지역 안에서 이동하는 실수요자 중심장이 펼쳐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추석 이후에도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원주의 거래량은 지난 7월 885건이었는데, 정부 규제 등에 따라 6월(1058건)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도청 소재지인 춘천과 동해안의 속초, 강릉의 경우 일부 기대감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미분양 물량이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꼽힌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춘천은 레고랜드 등 개발 호재와 제2경춘국도와 같은 교통호재가 예고돼 추석 이후 내년까지 시장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춘천 아파트의 경우 한국감정원 기준으로 올 들어 8월까지 2.10% 상승했다.

    영동 지방의 중심인 강릉의 경우 KTX 경강선을 통해 수도권 접근성과 선호도가 높아져 휴양지인 경포대·정동진 라인의 토지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속초는 춘천~속초간 동서고속철도 사업이 점차 가시화되면 사계절 휴양지의 장점이 부각하며 주택수요도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원은 평창 올림픽 이후 공급과잉 이슈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아파트 통계에 따르면 7월 현재 강원의 미분양 아파트는 총 3015가구로 지난 1월 4964가구에 비하면 40% 가까이 줄었으나 아직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바닥 찍은 제주, 반등 날갯짓 시작할까

    제주의 경우 오랜 기간 날개없는 추락을 겪었지만, 이제는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제주 아파트 가격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61.9% 오르고 2017년 정점을 찍은 이후로 하락세를 보였다. 오랜 기간 상승세를 보였던 탓인지 골도 깊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8년 4월 이후 지난 8월까지 29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국과의 외교마찰로 중국인 방문과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하락률이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제주도 아파트 가격은 0.1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률이 0.10% 이하로 줄어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거래량은 늘고 있다. 7월 기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371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4월(193건)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박합수 수석전문위원은 "조정이 오래 이어지면서 바닥에서 지지세가 형성됐다"면서 "제주도엔 신축 아파트가 없어서 이를 중심으로 지역 수요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랩장도 "최악은 벗어난 것 같다"면서 "제주도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506가구, 내년 644가구로 적은 추세라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다만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었다. 당분간 보합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함영진 랩장은 "제주도에 부동산 붐이 일던 시기에 공급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많아 공급과잉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2015년 이후 급등하던 양상은 재현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미분양 주택이 축적된 상태"라며 "매매시장이 장기간 정체다보니 전세시장이나 청약시장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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