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부동산] ④오른곳만 더 오를 부산·대구… 울산·창원은 제조업 경기가 '관건'

조선비즈
  • 유병훈 기자
    입력 2020.10.02 06:00

    [편집자주]
    다주택자와 법인 투자자의 세금을 강화한 7·10 대책 이후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한 차례 바뀌었다. 주택을 추가매수 하려는 움직임이 줄면서 일부 지역은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하지만, 소위 핵심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더 강해지면서 신고가로 거래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전세시장의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흘러갈까. 서울과 수도권, 지방 부동산의 흐름을 예상해봤다.

    부산·대구·울산·창원 등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를 여럿 품은 영남지역 부동산 시장은 추석 이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영남이 자동차·조선·석유화학·철강 등 기간 산업이 밀집한 ‘한국의 엔진’인 만큼, 앞으로 제조업 경기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집값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따라 집값 양극화도 더 심해질 것으로 봤다.

    추석 이후로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수 있는 곳으로는 부산 해운구와 수영구, 대구 수성구 정도가 꼽혔다. 울산의 전망도 밝게 보는 전문가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제조업 경기 상황에 따라 향방이 갈라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전경/고성민 기자
    ◇ 부산은 해운대구·수영구 등 동부산권 강보합 전망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침체했던 부산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올해 들어 다소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영향이 컸다. KB리브온 기준으로 올 들어 8월까지 부산 아파트 가격은 1.26% 상승했다.

    특히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중심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해운대구는 4.70%, 수영구는 5.25% 올랐다. 부산 평균 상승률보다 월등히 높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수영구의 3.3㎡당 가격이 연초 1351만원에서 1520만원으로, 해운대구는 1193만원에서 1355만원으로 각각 올랐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산에서 해운대구와 수영구는 앞으로도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해운대구는 센텀시티와 벡스코를 품은 부산 전통 강자다. 대중교통망이 잘 갖춰진데다 소비활동이 집중된 곳이라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해운대구와 인접한 데다 바다 조망권의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수영구도 기대를 받고 있다. 수영구에서는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에 부산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지인 수영구 삼익비치·남구 대연비치 아파트의 재개발 계획이 속도를 내고 있다.

    수영구 삼익비치 전용면적 84.83㎡는 지난해 1월 5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8월말에 14억1000만원으로 8억원 이상 뛰었다. 남구 대연비치 전용 84.93㎡는 지난해 1월 3억8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4월에는 6억9000만원까지 3억원 가량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강뷰, 공원뷰와 같은 조망권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 수영구에 신축 고급 주택지가 들어서는 것이 집값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제외한 부산 다른 곳에 대해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또 공급이 많다보니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청약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규제지역에서 풀려 풍선효과로 분양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함 랩장은 "공급과잉 변수를 생각하면 분양시장 열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 "대구 수성구는 건재…나머지는 공급 과잉으로 급등 어려워"

    대구는 수성구만 건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학군 수요와 정비사업 수요가 수성구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대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37%였지만, 수성구의 상승률은 3.10%였다. 지난 8월 말에는 수성구의 84㎡ 아파트가 비(非)수도권 최초로 초고가주택의 기준인 15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성구를 제외한 곳은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직방에 따르면 대구의 올해 입주 물량은 1만3220가구였다. 2021년엔 1만6514가구, 2022년엔 1만9442가구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대규모 입주물량에 따른 공급과잉 부담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면서 "전세시장도 마찬가지로 약보합세를 전망한다"고 했다.

    ◇ 제조업 경기가 변수인 울산, 비관론이 우세한 창원

    울산의 경우 전문가들의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입주 물량이 줄어든다는 점은 울산 주택 가격의 상승 요인이지만, 제조업 경기가 어떻게 풀릴 지가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함영진 랩장은 "영남지역 중 울산의 전망이 가장 밝다"면서 "울산의 입주 물량은 지난해 1만62가구였지만 올해 1588가구로 급감했고 내년에도 851가구밖에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울산 지역 제조업의 업황에 따른 변동성은 주의해야 한다. 고준석 겸임교수도 "울산은 일자리가 줄어 집값이 동반 하락한 케이스"라며 "앞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다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창원의 부동산 시장도 비슷하다. 창원은 주력산업인 기계공업 업황이 악화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도 광역시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창원의 미분양 재고가 4857가구에 달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창원은 일단 재고주택이 해소돼야 반등의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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