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산업에 칼 들이댄 공정위… 네이버·구글이 뭘 잘못했길래?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20.09.30 07:00

    공정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입법예고
    구글은 앱 수수료, 네이버는 카카오와 부동산 제휴 마찰
    배달앱 ‘배민’, 숙박앱 ‘야놀자·여기어때’ 갈등 이어져
    계약서에 수수료, 판촉비, 이용제한 등 필수 기재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를 겨냥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마련하면서 ‘플랫폼 갑질’ 논란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시장은 커지고 갈등도 첨예해지는데 기존 법·제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정거래법 등 현행 법령만으로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계약서 제공 의무나 표준계약서 작성과 같은 거래관행 개선을 요구할 근거규정이 부재하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플랫폼 갑질’의 대표적 사례로는 배달의민족(배민) 수수료 개편 논란을 꼽을 수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월 입점 업체들을 상대로 거둬들이는 수수료 체계를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가 공분을 샀다. 한 달에 일정 금액만 내면 되는 가격 체계가 주문 건당으로 바뀌면 업체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당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우아한형제들이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체계를 바꿨다고 분노했다. 반발이 거세자 배민측은 발표 일주일 만에 공식 사과하고 새 요금제 도입을 철회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일정 요건을 갖춘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하라"고 법안에 규정했다. ‘수수료 부과 기준 및 절차’ ‘할인쿠폰 발행 등 판매촉진행사에 관한 사항’ 등을 계약서에 필수항목으로 기재하라고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계약내용을 변경하거나 서비스를 제한·중지할 경우 반드시 최소 15일 전에 사전통지하도록 했다.

    숙박앱도 배달앱 못지 않게 ‘플랫폼 갑질’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숙박업소들은 야놀자, 여기어때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예약 건별로 10%씩 중개 수수료를 떼가면서 매달 수 백만원의 광고비까지 별도로 받아간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야놀자가 비용을 더 인상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자 업소들의 집단행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자 올 7월 야놀자와 여기어때 본사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최근에는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수수료가 관심사다. 구글이 기존 게임에만 의무화하던 내부 결제 시스템(인앱결제)을 웹툰, 동영상 등으로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논란이다. 구글 플랫폼 바깥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구글에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플랫폼 내에서 결제를 하게 되면 수수료 30%를 지불해야 한다. 애플은 이전부터 전 영역에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었지만 최근 국내에서 구글이 도마에 오르자 함께 비난을 받고 있다.

    네이버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규제 대상이다. 공정위가 계약서 필수기재사항으로 열거한 ‘다른 온라인 플랫폼 이용 등을 제한하는지 여부 및 그 내용’은 네이버를 겨냥한 항목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네이버는 2015~2017년 자신과 거래 관계에 있는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카카오와 제휴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네이버는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만든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행위였다"고 했지만 공정위는 시장지배력 남용이라고 보고 과징금 10억여원을 부과했다.

    EU(유럽연합), 일본 등 해외 선진국들은 한국에 앞서 플랫폼 사업과 관련한 입법을 마친 상태다. EU는 공정성, 투명성 강화를 위한 ‘이사회규칙’을 제정해 올 7월부터 시행 중이다. 규칙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들은 불합리하게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약관 등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플랫폼 산업을 규제하는 관련 법을 지난 6월 새롭게 만들었다. 운영 기준 등을 공개해야 하고 이러한 의무를 준수하지 않으면 100만엔(약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