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비즈] K뷰티 밀어낸 중국 Z세대 화장품 '퍼펙트 다이어리'

입력 2020.09.30 07:00

4년차 중국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
Z세대 공략해 중국 메이크업 시장 평정
요즘 중국 젊은 세대 애국주의 마케팅 통했다
기업가치 4조 원…연내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중국 화장품 시장을 평정한 중국 뷰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중문명 完美日記 완메이르지)가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선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현재 중국 20~30대 여성 소비자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C(차이나) 뷰티’ 대표 브랜드다. 이 회사가 만드는 아이섀도, 립스틱 등 메이크업 제품은 로레알(프랑스)·에스티로더(미국) 같은 외국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많이 팔린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인플루언서인 리자치가 퍼펙트 다이어리의 파운데이션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퍼펙트 다이어리
중국매체 IPO짜오즈다오와 팬데일리 등 보도에 따르면, 퍼펙트 다이어리는 최근 1억4000만 달러(약 1600억 원) 상당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와 칼라일그룹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추가 투자 유치로 퍼펙트 다이어리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40억 달러(약 4조6000억 원)로 높아졌다. 올해 3월 1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했을 때 매겨진 기업가치의 2배 수준이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연말까지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끝낼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준비를 위해 중국 온라인 명품 쇼핑몰 빕샵의 양둥하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양 CFO는 2012년 빕샵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작업을 총괄했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황진펑(데이비드 황)이 2017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창업한 회사다. 중국 브랜드가 외면 받던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급성장을 이어오며 ‘C 뷰티’ 전성시대를 열었다. 영국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중국 메이크업(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퍼펙트 다이어리는 4%의 점유율로 에스티로더 산하 맥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1~2위는 프랑스 LVMH 산하 크리스찬디올과 로레알 브랜드가 차지했다.

퍼펙트 다이어리의 립 제품. /퍼펙트 다이어리
퍼펙트 다이어리는 지난해 11월 11일 알리바바의 대규모 쇼핑 행사 ‘솽스이(雙十一·광군제)’ 중 티몰 쇼핑몰 메이크업 화장품 부문에서 중국 브랜드 중 처음으로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K(코리아) 뷰티’ 브랜드들은 상당수 밀려났다. 한국 브랜드 중에선 로레알에 인수된 3CE 스타일난다가 9위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이 회사의 핵심 소비자는 현재 대부분 20대인 Z 세대 여성이다. 대학교에 다니거나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링링허우(零零後·2000~2009년 출생자)와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자) 세대다.


퍼펙트 다이어리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중국판과 협업해 중국 지형을 주제로 출시한 아이섀도 제품. /퍼펙트 다이어리
퍼펙트 다이어리는 주고객층을 Z세대로 정하고 철저하게 이들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썼다. 우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 특성에 맞춰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놨다. 주력 제품인 립글로스는 50위안(약 8000원), 12색 아이섀도 팔레트는 120위안(약 2만 원) 수준이다.

또 샤오홍슈(小紅書)와 더우인(抖音·틱톡의 중국 버전), 비리비리(bilibili·중문명 嗶哩嗶哩) 처럼 10~20대가 즐겨 찾는 소셜미디어를 집중 공략했다. 이들 플랫폼의 주사용층은 30세 미만이 압도적이다. 현재 샤오홍슈에서 퍼펙트 다이어리 공식 계정의 팔로어 수는 195만 명에 달한다. 한국 브랜드 중 3CE 스타일난다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팔로어는 각각 20만 명, 9만 명 수준이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수집한 소비자 데이터를 반영해 신제품을 빠른 속도로 내놓는다.

중국 소셜커머스 플랫폼 샤오홍슈에서 운영되는 퍼펙트 다이어리 공식 계정. 9월 29일 기준 팔로어 수가 195만6000명에 달한다. /퍼펙트 다이어리
소셜미디어 마케팅엔 왕훙(網紅) 또는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소셜미디어 유명인을 활용했다. ‘립스틱 오빠’라 불리는 온라인 쇼핑 호스트 리자치가 대표적이다.

무엇보다도 퍼펙트 다이어리는 중국 Z세대 특유의 애국심 덕을 톡톡히 봤다. 미국과 동급의 세계 최강대국이 된 중국에서 자라난 이 세대는 자국 브랜드를 선호한다.

과거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이라고 하면 외국에서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이 최고다’라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제조(中國製造) 제품에 열광한다. 요즘 중국에서 미국 애플 아이폰보다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중국판과 협업해 중국 지형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16색 아이섀도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퍼펙트 다이어리 오프라인 매장. /퍼펙트 다이어리
온라인 판매로 성장해 온 퍼펙트 다이어리는 브랜드 경험 강화 차원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계속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광저우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후 올해 8월 기준 매장 수가 150개 이상으로 늘었다. 2022년까지 중국 전역에 매장 수를 6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충격에서 이미 벗어났다. 중국 국가통계국 집계에 따르면, 중국 내 코로나 절정기였던 1분기(1~3월) 중국 화장품 시장 전체 매출은 636억 위안(약 10조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3.2% 감소했다. 그러나 상반기(1~6월) 전체로 보면 매출(1477억 위안)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0.2% 줄어드는 데 그쳤다. 7~8월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2%, 19% 늘며 오히려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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