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부동산] ③부동산 '핫이슈' 된 충청, 세종發 훈풍 이어질 듯

조선비즈
  • 유병훈 기자
    입력 2020.10.01 06:00

    [편집자주]
    다주택자와 법인 투자자의 세금을 강화한 7·10 대책 이후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한 차례 바뀌었다. 주택을 추가 매수 하려는 움직임이 줄면서 일부 지역은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하지만, 소위 핵심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더 강해지면서 신고가로 거래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전세시장의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흘러갈까. 서울과 수도권, 지방 부동산의 흐름을 예상해봤다.

    올해 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단연 세종시다. 불붙은 세종의 집값은 이내 청주 등 충청도 전반으로 옮겨붙었고, 한국의 중원(中原)에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시선이 집중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세종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세종을 제외한 다른 충청권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았다.

    세종시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 뜨거운 세종 "계속 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세종시의 아파트 가격은 31.18% 상승했다. KB리브온 기준으로는 21.17% 올랐다. ‘역대급 상승률’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에 목말랐던 충청권 수요가 세종에 지어진 새 아파트로 몰렸고,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수요가 안정적으로 따라주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주 물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세종의 입주물량은 지난해 8829가구였으나 올해는 절반 수준인 4062가구로 줄었다.

    세종 천도(遷都)론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천도론이 대두되자 세종 아파트 가격은 8월에만 9.20%(감정원 통계 기준) 올랐다. 월간 수치로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압도적 수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은 결국 수급이 가장 중요하다"며 "입주 물량이 줄면서 물량부담이 많이 해소된 데 이어, 천도론이 결정적 트리거(trigger·촉발제)로 작용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세종은 추석 이후로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공무원들이 세종 집을 매입해 실거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학군을 바라보고 대전·청주에서 이주하는 수요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접한 오송·오창 산업단지에도 기업이 들어서고 있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세종 집값을 강보합 수준으로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펼쳐지면 규제만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세종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실수요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강보합세를 전망한다"고 했다. 세종은 투기과열지구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강화되고 재건축·재개발 분양권 전매 금지 등 정비사업 규제가 추가로 적용된다.

    "대전 청주 등은 보합 전망"

    전문가들은 세종을 제외한 충청권 대도시에 대해서는 보합세를 예측하면서 오른다고 섣불리 따라잡으면 안 된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청주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지난 5월 방사광 가속기 사업을 유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주 아파트 가격은 급등했다. 4월 매매가 상승률은 0.20%였는데, 6월엔 3.78%로 높아졌다. 법인·외지인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청주의 법인 매수 건수는 지난 4월 204건이었는데, 6월엔 475건으로 늘었다. 외지인 거래도 4월엔 475건이었는데 6월엔 1182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6·17 대책으로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상승률은 빠르게 둔화됐다.

    윤 수석연구원은 "청주처럼 투자수요가 몰려 단기간에 폭등한 곳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경우 빠르게 상승률이 둔화한다"면서 "청주와 비슷한 흐름이 세종을 제외한 충청지역에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KB리브온에 따르면 대전광역시는 올 들어 8월까지 6.50% 올랐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대대광’(대전·대구·광주)으로 묶였을 때 6.31% 올랐는데, 이미 그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전 원도심 재개발이 진행되는 것과 세종 집값이 폭등한 풍선효과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함영진 랩장은 "대전의 경우 세종의 상승에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정부 규제가 있는 만큼 상승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올해만큼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고준석 교수는 "대전과 청주는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면서 "세종을 제외한 지역은 신축 수요가 충족되고 나면 추가 상승할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했다.

    ◇ 세종은 전세시장도 강세 예상… 대전·천안·아산 전망은 엇갈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종시의 경우 전세가격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공무원들의 직주근접수요·신축수요·학군수요가 모두 집약됐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부터 세종시 입주 물량이 다시 늘어나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전세가격 상승세도 둔화할 수 있다.

    세종시에는 내년에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1210가구), 세종자이e편한세상 (1200가구) 등이 입주를 시작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내년 세종에 입주물량이 다시 늘어나기 때문에 전세금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전·천안·아산 등 도시지역의 경우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기반시설이 갖춰진 도시인 만큼 전세 수요가 유입되면서 이들 지역의 전세 시장은 계속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반면 고준석 겸임교수는 "주택 재고에 여유가 있는 지방의 경우 신축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따라 높아지면, 구축 아파트로도 전세 수요가 분산돼 평균 전세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약 시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모두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세종·대전의 경우는 청약 선호도가 워낙 높아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보다 신축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청약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올해 청약 시장의 평균경쟁률은 △대전 30:1 △충남 17:1 △충북 3:1 정도였다. 고준석 교수는 "신축 선호가 강한 청주·천안 역시 청약 경쟁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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