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코로나, 외부감염보다 6배 위험…"고향 방문 대신 방콕 이유 있었네"

조선비즈
  • 박진우 기자
    입력 2020.09.30 06:00

    정부가 추석연휴간 가족끼리라도 만나지 말 것을 권고한 이유는 가족 간 코로나 감염이 외부 감염보다 6배 이상 위험하기 때문이다. 가족 간에는 타인보다 경계심이 약한 탓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퍼지기 쉽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번 명절에 만날 수 없는 손녀와 가족을 온라인 화상 화면으로 만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신종감염병(EID)에는 지난 7월 가족 간 코로나 전염과 관련한 의미있는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교신 저자로 참여한 것으로, 지난 1월20일부터 3월27일까지 신천지 교단을 제외한 코로나 환자 5706명과 접촉한 5만9073명을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 논문에서 가족 내 감염률은 11.8%로 나타났다. 지역 감염률은 1.9%였다.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은 10명 중 1명이 코로나에 감염됐지만, 지역사회에서 확진자를 만난 사람은 100명 중 2명만 감염된 것이다. 가족끼리 옮기는 코로나가 외부에서 걸려오는 코로나보다 6.2배 위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가족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로,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등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고, 일상생활을 공유하기 때문에 상당히 전파 위험도가 높다"고 했다.

    또 5월 이후 7월25일까지 코로나에 감염된 3~18세 환자 111명 중 가족 내 감염은 67명, 60.4%로 나타났다. 외부에서 코로나에 걸려온 어른들이 가족 내 미성년 자녀들로 코로나를 옮겼던 것으로 분석됐다. 정 청장은 "70대, 60대가 지표환자일 경우 가구 내 발병률이 높았다"며 "다른 지역사회의 노출보다 감염률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가족 내 감염은 위험성이 그간 꾸준히 지적돼 왔지만,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 군포시 101세 남성 A씨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함께 사는 배우자와 자녀, 손주 등 가족 6명과 지인 1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 이들은 가족끼리 집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 40대 여성 B씨를 시작으로 가족 8명이 코로나에 걸렸다. B씨는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 간병을 하다가 코로나에 걸렸지만, 이 사실을 모른채 가족들과 함께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달에는 가족 내 감염으로 80대 노인이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정 청장은 "집 안에 고령자가 있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방문하지 않는 게 안전하고, 이상이 없더라도 무증상 시기에 전염가능성이 있으므로 집안을 수시로 환기하고 손 씻기, 거리두기, 밀접한 접촉 시에 마스크 착용하기, 또 많은 가족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어르신과 함께 식사하는 것 등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여행 역시 코로나 감염에 위험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 청장은 "지난 여름휴가 야외캠핑장을 찾은 뒤, 여러 가족이 같이 식사하고 대화하는 밀접 접촉을 통해 아이들을 포함해 여러 가족이 집단감염됐다"며 "동착회 속초여행, 영남 골프여행 모임 등 여러 가족 또는 단체가 동시에 여행을 할 경우에는 1명의 감염자가 집단발병으로 이어지고, 무증상·경증 감염으로 확진이 늦어지면 가족, 그리고 직장으로 추가 전파가 이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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