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부동산] ①不敗가 된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청약 모두 식지 않을 것”

조선비즈
  • 유병훈 기자
    입력 2020.09.29 06:00

    [편집자주]
    다주택자와 법인 투자자의 세금을 강화한 7·10 대책 이후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한 차례 바뀌었다. 주택을 추가매수 하려는 움직임이 줄면서 일부 지역은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하지만, 소위 핵심 지역에서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분위기는 더 강해지면서 신고가로 거래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전세시장의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흘러갈까. 서울과 수도권, 지방 부동산의 흐름을 예상해봤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서울 주택 매매 건수가 감소하면서도 매매 가격은 완만하게 상승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매물이 부족하다는 점, 정부 정책으로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게 됐다는 점 등이 꼽혔다.

    전세 시장의 경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으로 전세 물건이 감소하면서 당분간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백대 일에 이르는 경쟁률이 나왔던 청약시장 과열도 잠잠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일대 전경/연합뉴스
    ◇매물은 잠기고 똘똘한 한 채 바람…매매 강보합장 이어질듯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서울 아파트 값이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시장에 매도 물건이 나오지 않는 ‘매물 잠김 현상’을 꼽았다. 2년을 거주해야 9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실거주를 해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게 된 탓에 현재 매도할 만한 요건을 갖춘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주택자와 법인 투자자들에 대한 세율을 강화한 7·16 대책에 따라 이들이 내놓는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시장 판단은 이와 다르다. 다주택자나 법인 투자자들이 지방 주택을 먼저 정리하고 서울 주택은 남겨둘 계산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남 아파트, 그게 아니라면 서울 아파트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 연구원은 "다주택자나 법인도 지방의 아파트를 내놓지, 서울 아파트는 마지막까지 보유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주택은 이미 6월 1일 기준으로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도 내야하는 처지다. 내년 6월 1일이 되기 전까지 좀 더 지켜보겠다는 경향이 강하다. 팔겠다고 마음을 먹은 다주택자는 이미 시장 변화에 대응을 했다는 의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추가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인상은 내년 6월부터 실시돼 연내에 매물이 더 나오리라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진짜 똘똘한 집 한 채’ 분위기는 더 강화되고 있다.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소득세율을 모두 높였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못난이 물건’부터 정리하고 이 돈으로 서초·강남·송파로 대표되는 강남 3구에 똘똘한 한 채를 장만하는 경우가 더 늘었다는 것이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삼성·대치·잠실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연달아 신고가를 기록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지위를 포기하고 매도한 금액을 모두 합쳐 좋은 입지의 한 채로 집중하게 하는 정책이 펼쳐지면서 대출을 막아도 오르는 곳이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했다.

    전세가격이 오름세라는 점도 매매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임대차 3법 여파로 상당수의 임대차 계약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면서 최근 전세 가격은 최근 5년새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처럼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곳은 통상적으로 전세 가격이 오른 만큼 매매 가격도 오른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도 상승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서 당장 서울 분양 아파트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임대아파트 비중 확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신축 아파트 공급 축을 담당하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정비사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부족이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연쇄적으로 다른 주택들의 키 맞추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전국적으로 서울 아파트에 시선이 몰려있고 그만큼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모자란 상황"이라고 했다.

    ◇ ‘임대차3법’ 여파에 얼어붙을 전세시장, 더 불타오를 청약시장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 탓에 당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값도 오를 것으로 봤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63주 연속 올랐다. 9월 기준으로 서초구와 강남구의 평균 전세가격은 9억원을 돌파했다.

    전세 공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다. 저금리 상황이 되면 집주인은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지만, 세입자들은 세입자들로서는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면서 월세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전세 가격은 올라가는 현상이 나온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7월 거래량 기준 전세 대(對) 월세 비율은 6:4정도였는데,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를 보면 내년에는 5:5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만큼 전세매물은 총량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임대차 3법이 불을 당겼다.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전세 계약기간이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 데다, 4년 동안 전세가 상승폭을 반영하기 어려워지자 임대인들이 전세 호가가 계속 올리고 있다.

    전세 공급이 많으면 시장 원리에 따라 호가를 낮춰야 하지만 정책도 전세 물건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실거주를 할 경우 세제 혜택을 더 주거나 조합이 만들어지지 않은 오래된 아파트엔 반드시 2년 이상 거주해야 재건축할 때 입주권을 주는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수요는 더 늘었다. 서울 도심에서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공급되는 주택 사전청약에 당첨되기 위해 무주택자들이 서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규 전세를 찾는 임차인간의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전·월세 상한제로 전세값을 시세보다 높게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 전세시장의 강세는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왜곡과 보유세 인상 등으로 집주인이 부담분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전세가격 상승의 큰 원인"이라고 했다.

    ◇ 서울 청약 열기 이어지고 오피스텔 수요도 꾸준할듯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내집마련이 쉬운 분양시장의 과열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민간주택까지 확대적용되면서 청약경쟁률은 계속 세자릿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합리적인 가격에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은 계속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랩장은 "정부의 수요 억제대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매입 부담이 커진 사람들이 분양수요로 이전했다"며 "특히 신축에 대한 선호를 고려할때 분양시장 선호는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오피스텔도 시장의 관심을 조금 더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의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 집값이 워낙 오른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이 아파트보다는 저렴한 오피스텔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달 12일 시행된 지방세법 개정안에 의해 부동산 취득세 중과 여부를 판단할 때 이날 이후 매수한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간주하기로 한 것은 변수다. 윤 수석 연구원은 "아파트에 비하면 오피스텔은 한계점이 분명하지만, 선택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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