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문제의 본질은 경제 범죄다

입력 2020.09.28 06: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항공업계의 위기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실질적인 오너인 이상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을 코너로 몰아넣었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자 이스타항공이 6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급기야 이 의원은 지난 24일 "사즉생의 각오로 이스타항공과 직원 일자리를 되살려놓고, 의혹을 성심성의껏 소명하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런데 이스타항공과 이상직 의원의 문제는 무책임한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해 자신의 몫만 챙기고 근로자의 일자리 파괴를 나 몰라라 하는 도덕과 부도덕의 이슈가 아니다. 대량해고 문제는 이상직 의원과 그 일가, 그리고 이스타항공이 안고 있는 문제의 일부분일 뿐이다. 오히려 이상직 의원 일가의 총체적 경제 범죄가 사태의 실체에 가깝다.


이스타항공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조선일보DB
먼저 현재 소유 구조 문제를 보자.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라는 회사가 지분 39.6%를 가진 대주주인데,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인 원준씨(21)와 딸 수지씨(31)가 각각 66.7%, 33.3% 지분을 들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됐고 그 뒤 2달만에 서래1호조합이라는 사모펀드로부터 100억원을 빌려 이스타항공 지분을 사들인다. 이 의원 일가에게 이스타 지분을 판 회사는 IMSC라는, 아직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이다. 이 회사는 2014년 문찬혁 나라그룹 회장이 소유한 회사로부터 이스타 지분을 인수했다. 이스타홀딩스는 본점 소재지가 서울 방화동과 여의도동의 오피스텔이고 별다른 경영, 투자활동 없이 한해 57억원 가량의 수익을 기타금융수익으로 내는 기이한 행보를 보여왔다.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 인수 전에 보유하고 있었던 철강·플랜트 회사 KIC에서 돈을 빼네 이스타항공에 투입하는 과정도 불법 의혹으로 얼룩져있다. 이 의원은 2001년 인수한 KIC에서 2006년부터 돈을 빼낸다. 자회사 이스타F&P를 설립한 뒤, 650억원을 대여금 등의 명목으로 빌려주고 이 가운데 340억원을 손실처리한다. 이스타F&P가 확보한 자금 가운데 100억원은 이 의원이 지분 99.9%를 가진 에이스2020에, 70억원은 이 의원과 두 자녀가 지분 전부를 나눠 갖고 있는 반도산업으로 흘러들어간 뒤 역시 손실처리 된다. 이 밖에도 KIC는 이 의원 아들의 골프 교습비, 위장이혼 의혹이 제기되는 전처에게 4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친형인 이경일씨는 KIC의 이 같은 자금거래가 일어나기 직전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 의원의 후임으로 대표에 오른다. 그리고 횡령,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경일이 횡령, 배임 범행으로 직접적으로 얻은 이익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이익은 동생인 이상직이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판결문을 통해 사건의 ‘몸통’이 누구인지 암시하는 내용을 적어넣은 것이다.

KIC가 별다른 업무를 맡지 않은 이 의원의 전처에 4억원을 지급하거나, 이 의원 자녀들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인수하는 데 쓰인 자금을 투자사기 사건을 일으킨 사모펀드 옵티머스로부터 빌린 것도 소소하지만 의혹거리다. 옵티머스는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청와대 행정관이 주요 간부를 맡아왔다.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고, 경영하고, 자녀에게 지분을 안겨다주는 과정은 정상적인 금융 거래나 기업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 그리고 자녀가 투명하지 않은 자금을 가지고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은 상당히 분명하게 증여세와 상속세를 회피하는 행태다. 이러한 행동들을 가리켜 통상 우리는 ‘경제 범죄’ 또는 ‘화이트 칼라 범죄’의 의혹이 짙다고 부른다. 실제 일부분은 이 의원의 형이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결국 이 의원과 이스타항공의 문제는 항공업계의 불황이나 무책임한 대주주 일가가 근로자를 내팽개친 사건으로만 볼 수 없다. 시장 경제 질서의 기본적인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동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 정상적인 기업인으로 간주되고, 국회의원 공천을 받아 헌법기관으로서 역할을 하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그가 멀쩡히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과 특권을 유지하고, 전북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정치인으로 허리를 꼿꼿이 세운채 백주대낮의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용인하는 법질서의 문제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