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위한 온라인 쇼핑몰…누적 거래액 150억”

입력 2020.10.02 06:10

[이코노미조선]
<Interview> 인포크 최하림 대표, 황완식 CPO

‘1인 마켓’ 인플루언서 모아
단순함 내세운 판매 플랫폼 개발
1년 만에 월 거래액 14억 돌파

왼쪽부터 황완식(연세대 컴퓨터공학), 최하림(국민대 전자공학) / 이소연 기자
소셜미디어(SNS)가 상품의 판매와 유통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른바 ‘1인 마켓’ ‘세포 마켓(혼자 생산과 유통을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셀러)’의 시대다.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거대 기업과 소수의 개인뿐만 아니라 일반인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이 있는 개인)’도 물건을 팔 수 있다. 소셜미디어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플루언서 시장은 나날이 커지지만 인플루언서 개인은 아직 스스로 모든 사업 운영을 책임질 만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 이들을 관리해주는 플랫폼이 부재하다는 점을 깨닫고 인포크를 창업했다."

‘이코노미조선’이 최근 서울 공덕동 사무실에서 만난 인포크의 최하림 대표와 황완식 초기 대표이자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렇게 말했다. 인포크는 인플루언서가 간편하게 물건을 판매하고 소비자도 CS (Customer Service·고객만족서비스)를 받도록 온라인 공간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쉽게 말해 SNS 스타를 위한 온라인 쇼핑몰을 만든 것이다.

2018년 설립된 인포크의 월 거래액은 지난해 1월 8000만원에서 올해 6월 약 14억원으로 1650% 증가했다. 인포크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는 사업 초기에 2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팔로어가 최대 81만 명에 육박하는 인플루언서 고객이 650여 명에 달한다.

인포크 창업 계기는.

황완식 "대학생이었던 2017년, 평소 좋아하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파는 옷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셜미디어 시장이 규모에 비해 소비자와 판매자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함을 깨달았다. 인플루언서가 제공한 네이버 블로그 폼(간단한 내용을 입력할 수 있는 설문 조사용 문서 작성 서비스)에 주문 내용을 적어 제출했는데, 한 번 제출하면 다시 확인할 수 없었다. 계좌번호로 돈을 송금해야 했는데, 입금 여부를 곧장 확인하기 힘들었다. 언제 배송될지도 전혀 알 수 없었고 목 빠지게 기다리다가 일주일 후에야 옷을 받았다."

인포크의 솔루션은 간단했다. 판매자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다. 판매자가 올린 상품을 최근 등록순, 판매량순으로 정리하고, 미입금 건수와 결제 완료 건수, 송장 미입력과 입력 완료 주문 건수 등 정보를 제공한다. 주문 번호나 입금 시간 등의 순으로 배송 내용을 정리해주고 고객의 일대일 문의도 일반 문의, 주문 문의, 답변 여부 등을 기준으로 정렬해준다.

인터파크, 11번가 등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판매자가 모두 인플루언서라는 차별화 전략이 있다. 인플루언서가 평소 SNS에 공유했던 상품을 약 일주일 정도만 한정 판매하고, 소비자는 평소 따르던 인플루언서의 상품을 ‘웃돈’을 주고 산다.

플랫폼은 어떻게 만들었나.

최하림 "황 CPO를 포함해 함께 개발 공부를 하던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친구들과 ‘프로토타입(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을 만들어 인플루언서 수백 명에게 보냈다. 고객이 웹사이트에 주문 정보를 입력하면, 우리가 정리해서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기능은 매우 간단했으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개인 카카오톡 혹은 인스타그램 메신저에 메시지가 수천 개 쌓이면 일일이 답하고 수기로 정리하기 바빴던 판매자 입장에선 오아시스였다. 기존의 SNS는 사업하기 적합한 플랫폼이 전혀 아님에도 많은 인플루언서가 다른 매체를 찾지 못해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인포크 웹사이트 내 판매자는 관리 창에서 매출, 결제 등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인포크
이미 대규모 플랫폼을 구축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플랫폼이 있지 않나.

황완식 "그렇다. 하지만 그마저도 불편하다면서 사용하지 않는 인플루언서가 많다. 조사 결과 인플루언서들은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네이버톡톡(자체 채팅 서비스)을 통한 마케팅 메시지 보내기 기능, 판매 성과 예측 기능 등이 사용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이는 인플루언서 대부분이 경영 지식이나 정보기술(IT)이 전무한 평범한 일반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판매 활동은 부업이다. 시간과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에게 기존 플랫폼이 제공하는 방대하고 복잡한 기능은 오히려 혼란만 준다."

인포크는 ‘기능 단순화’에 초점을 맞췄다. 인플루언서는 ‘상품 업로드’ ‘주문 배송 관리’ ‘고객 관리’ 총 세 가지 기능만 이용한다. 상품 업로드는 사진과 상품명, 판매 가격, 카테고리, 배송 정책만 입력하면 5분 만에 가능하다. 고객 관리도 복잡한 기능은 모두 빼고 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충성 고객 리스트, 인기 상품 리스트 정도로 축약했다.

인포크는 어떻게 간편하게 만들었나.

최하림 "기능을 간소화하는 대신 인포크가 판매자의 일을 대신해줬다. 판매자가 상품을 배송하면 인포크가 자체적으로 구매자에게 카카오톡으로 배송 관련 알람을 보냈다. 그랬더니 오히려 크게 시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인플루언서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하다.

최하림 "현재 인포크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판매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재 사업 및 수익 확장을 위해 인플루언서에게 상품을 보내려는 기업체와도 계약했다. 예컨대 삼성전자도 갤럭시S20 홍보에 정보기술(IT) 유튜버를 활용했다. 현대자동차도 발 벗고 나서서 인플루언서에게 시승 초대장을 보내지 않나. 기업들과 인플루언서 간 브로커 역할을 해서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도 이제 막 시작하고 있다."

인포크에선 어떤 인플루언서를 특히 눈여겨보고 있나.

황완식 "‘좋아하는 사람이 실제 사용하는 물건’을 산다는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성공한다. 평상시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차후 판매할 제품을 끊임없이 노출하고, 관련된 자신의 관심사로 일상을 도배하고, 진실성 있는 글을 계속 써야 한다. 건강에 관심도 없던 사람이 갑자기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평소 헬스장에서 운동 인증 사진을 꾸준히 올리고 건강식에 대한 고민을 글로 나눠 왔던 인플루언서가 수개월간 신뢰를 쌓은 후에 건강식을 판매하면 매출이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

앞으로의 목표는.

최하림 "마치 연예 기획사처럼 인플루언서 기획사로 거듭나고 싶다. 미래엔 인플루언서가 연예인보다도 영향력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이들의 경제 활동을 책임지는 ‘매니저’ 같은 플랫폼 업체를 지향한다. 미리 이 시장을 선점해서 네트워크를 형성해 놓는다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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