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서 최초로 AI 전문 자회사 '가우스랩스' 출범, SK하이닉스가 전액 투자
반도체 제조서 나오는 데이터로 생산공정 전반 최적화·효율화가 첫 과제
향후 축적된 AI 솔루션, SK그룹사와 외부에도 적용 포석
대표에 빅데이터 최고 전문가 김영한 UCSD 종신 교수 영입
SK그룹이 AI(인공지능) 전문 자회사 ‘가우스랩스’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웠다. SK그룹 내 다양한 회사들이 AI 연구조직을 별도로 운영 중이지만, 별도 법인화된 것은 가우스랩스가 처음이다.
"AI와 DT(디지털 변혁)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SK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담긴 조치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000660)는 2022년까지 자본금 5500만달러(약 640억원)를 전액 투자, 가우스랩스를 100% 자회사로 설립하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설립한 가우스랩스는 이달 말 한국사무소도 문을 열 계획이다.
그룹의 전략 AI 회사를 설립하는 데 SK하이닉스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가우스랩스의 첫 타깃이 반도체 제조현장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의 AI 서비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가 주류였으나, 최근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현장의 난제 해결, 비용 절감을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AI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가우스랩스의 솔루션을 활용해 향후 공정 관리, 수율(완제품 비율) 예측, 장비 유지보수, 자재 계측, 결함 검사, 불량 예방 등 반도체 생산 공정 전반의 지능화·최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우스랩스는 더 나아가 SK하이닉스를 통해 축적한 AI 솔루션을 다른 B2B(Business to Business) SK그룹사로 확대 적용하고, 그룹 외부 회사에도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가우스랩스가 별도법인으로 설립된 것은 이런 목표까지 감안한 조치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우스랩스는 ‘데이터 분야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김영한 미국 UCSD(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 공대 종신교수가 대표를 맡아 이끌게 된다. 가우스랩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최고책임자는 아마존 출신의 윤성희 박사가 영입됐다. 윤 박사는 반도체,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실력을 쌓은 AI 전문가로 알려졌다.
여기에 메모리반도체 전문가 진교원 SK하이닉스 사장, 김윤 SK텔레콤(017670)CTO(최고기술책임자), 음재훈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가 가우스랩스 이사회로 이름을 올려 향후 가우스랩스가 SK하이닉스를 넘어 전 그룹사와 외부로까지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탤 전망이다.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는 "올해 말까지 20명 수준의 글로벌 AI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200명 규모로 회사를 키울 것"이라며 "세계적인 산업용 AI 강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